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376] '지새다'와 '지새우다'

입력 : 2025.01.01 03:30
[예쁜 말 바른 말] [376] '지새다'와 '지새우다'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국민들은 온 새벽을 지새며 국회 상황을 지켜봤다.


두 문장을 보세요. 같은 뜻으로 쓰이는 말이 '지새다'와 '지새우다'로 다르게 쓰이고 있습니다. 무엇이 맞는 표현일까요?

'지새다'는 자동사로 '달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 '밤이 지나 날이 밝아오다'는 뜻이에요. '우리는 밤이 지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와 같이 쓰지요. 반면에 '지새우다'는 타동사로 '(사람이 밤을) 고스란히 새우다'라는 뜻이에요. '그 사람 생각에 지새운 밤이 몇 날 며칠이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자동사와 타동사 차이를 구별하지 못해 '지새우다'를 써야 할 곳에 '지새다'를 쓰는 일이 많지만, 목적어가 들어가면 '지새우다'를 써야 함을 알아두세요.

따라서 첫째 문장에 목적어 '밤'이 있으므로 '지새우고'가 맞는 것처럼 둘째 문장도 '지새며'를 '지새우며'로 고쳐 써야 합니다.

[예문] 

―달빛이 지새고 먼동이 뿌옇게 밝아 왔다.

―소비자들은 회사 근처 공터에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며 시위를 이어갔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전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