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49] '49재'와 '삼우제'

입력 : 2020.07.16 03:00
* 큰고모는 다음 주 절에 가서 할아버지의 49제를 모신다고 하였다.

* 큰아빠가 삼오제에 참석한 조카들에게 용돈을 주셨다.

위 예문에는 틀린 낱말이 각각 하나씩 있어요. 정답은 49제→49재, 삼오제→삼우제입니다.

[예쁜 말 바른 말] [149] '49재'와 '삼우제'
/그림=정서용
평소 자주 쓰는 단어인 '축제'나 '제사'에 익숙하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49제'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49재'의 '재'는 한자로 '祭(제사 제)'가 아니라 '齋(재계할 재)'랍니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는 뜻으로 반드시 '49재'로 표기해야 해요.

49재는 사람이 죽은 뒤 49일째에 치르는 불교식 제사 의례를 뜻합니다.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비는 천도(죽은 영혼이 좋은 곳에 가도록 기원함) 의식으로, 조상 숭배의 유교 사상과 불교의 윤회 사상이 결합된 의례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서 재(齋)란 불교에서 공양을 올리면서 행하는 종교의식인데, 원래는 승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의식을 말하는 것이었다고 해요. 재의 대표적인 의식인 '영산재'는 49재의 한 형태로 보통 사흘 정도 걸리는 대규모 재입니다. 1973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되었고,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지요.

반면 삼우제(三虞祭)는 '장사를 지낸 뒤 3일째에 지내는 제사'라는 뜻으로, 제사를 지낸 뒤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는 의식이에요. 참고로 장사를 지내고 집에 돌아와 처음 지내는 제사를 초우(初虞), 두 번째 제사를 재우(再虞)라고 하며, 초우, 재우, 삼우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 '우제'예요. 삼우제는 줄여서 '삼우'라고도 하는데, '삼오' 또는 '삼오제'는 전남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랍니다.


〈예시〉

―최근 한 아파트 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숨진 경비원의 49재에 많은 주민이 참석해 명복을 빌었다,

―49재가 칠성 신앙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할아버지 삼일장을 치르고 나서 손자들은 모두 삼우제까지 참석하기로 했다.

―외국에 살고 있는 고모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삼우 날에야 할머니 산소에 도착했다.

―집에서 삼우제를 지낸 후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성묘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은 산소에 가서 삼우제를 지내기도 한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