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128] '닦달하다'와 '안절부절못하다'

입력 : 2020.02.20 03:03

* 부모님과 친척들은 만나기만 하면 결혼하라고 (닥달해서, 닦달해서) 명절에도 고향에 가기가 꺼려진다.

* 나는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며 (안절부절하였다, 안절부절못하였다).

위 두 문장의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자신 있게 고를 수 있나요? 정답은 '닦달해서'와 '안절부절못하였다'입니다. '닦달하다'는 '남을 단단히 윽박질러서 혼을 내다'라는 뜻으로 주로 써요. 예를 들면 '손님은 종업원에게 당장 주인을 불러오라고 닦달하였다'와 같이 써요. 다음으로 '물건을 손질하고 매만지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그는 나뭇가지를 닦달하던 손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았다'와 같이 써요. 또 '먹을 것을 요리하기 좋게 다듬다'라는 뜻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이 닭을 깨끗이 닦달해서 푹 고아 차례상에 올리도록 해라'와 같이 써요.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흔히 많은 사람이 혼동하면서 쓰는 '닥달하다'는 비표준어인데, '닦달하다'를 '닥달하다'로 잘못 쓰는 까닭은 [닥딸하다]로 발음이 같고 "다" 밑에 받침 'ㄲ'을 쓰면 주로 '닦다'라는 동사가 연상되기 때문에 'ㄱ'이 들어가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아요.

다음으로 '안절부절못하다'는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라는 뜻이 있어요, 예를 들면 '거짓말이 들통날까 봐 안절부절못했다'와 같이 써요. 비슷한 말로는 '조바심하다, 안달하다, 초조하다'가 있지요. '안절부절'이라는 말 자체가 부정적 맥락에서 사용되므로 '안절부절'과 통하는 동사는 '안절부절하다'가 아니라 '안절부절못하다'라는 것을 꼭 알아두세요.

〈예시〉

―어른들이 아이를 닦달한다고 해서 아이가 늘 어른 뜻대로 하는 것은 아니다.

―제발 시험 볼 때만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집중하라고 아이들을 닦달했다.

―가구는 닦달만 잘하면 새것처럼 깨끗해진다.

―그는 아내가 분만실에 들어가 있는 내내 안절부절못하고 복도를 서성거렸다.

―동생이 저녁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자 나는 걱정스러워 안절부절못하였다.

―관광객들이 철창을 흔들어대자 어미 곰은 새끼 곰을 바라보며 안절부절못하였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