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어미 쥐가 새끼 핥아주듯… 조산아 성장 돕는 마사지 개발
입력 : 2020.01.02 03:00
[쥐와 의학연구]
어미 쥐가 핥아주자 새끼 건강해져… 성장 더디고 약한 조산아에게 적용
손으로 마사지해 촉각적 자극 전달… 입원 기간 6일 줄고 성장률 높아져
우주서 근손실 막아주는 약물 연구… 쥐를 직접 우주로 보내 실험 중이죠
경자(庚子)년 쥐의 해가 밝았어요. 실험동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새하얗고 작은 실험용 쥐를 떠올릴 정도로 생물학 전반과 의약학, 농학, 뇌과학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서 쥐를 이용하고 있어요. 쥐와 관련된 재미있는 연구 두 가지를 소개합니다.
◇어미 쥐가 새끼 핥아주듯, 조산아 마사지
1979년 미국 듀크대 신경과학과 셴버그(Schanberg) 박사 연구팀은 새끼 쥐의 성장에 관련된 호르몬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실험을 위해 새끼 쥐가 어릴 때부터 어미를 떼어놓고 길렀더니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고민하던 연구진은 새끼 쥐가 태어나면 어미 쥐는 새끼를 핥고 쓰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어미 쥐의 이런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혀내기 위해 연구자들은 핥고 쓰다듬는 행동을 흉내 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청소하는 아주 작은 붓에 물을 묻혀서 새끼 쥐를 계속 자극했어요. 일종의 마사지였죠. 그러자 새끼 쥐는 어미 쥐와 떨어지기 전 수준으로 성장 호르몬이 높아졌고, 튼튼하게 자라났어요.
◇어미 쥐가 새끼 핥아주듯, 조산아 마사지
1979년 미국 듀크대 신경과학과 셴버그(Schanberg) 박사 연구팀은 새끼 쥐의 성장에 관련된 호르몬을 연구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실험을 위해 새끼 쥐가 어릴 때부터 어미를 떼어놓고 길렀더니 잘 자라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고민하던 연구진은 새끼 쥐가 태어나면 어미 쥐는 새끼를 핥고 쓰다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주목하게 됩니다. 어미 쥐의 이런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밝혀내기 위해 연구자들은 핥고 쓰다듬는 행동을 흉내 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청소하는 아주 작은 붓에 물을 묻혀서 새끼 쥐를 계속 자극했어요. 일종의 마사지였죠. 그러자 새끼 쥐는 어미 쥐와 떨어지기 전 수준으로 성장 호르몬이 높아졌고, 튼튼하게 자라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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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안병현
필드 박사팀은 조산아를 손으로 마사지해주며 촉각을 통한 자극을 계속 줬어요. 그 결과, '마사지 요법'을 받은 조산아는 그러지 않았던 조산아보다 성장률과 주의력이 높아졌어요. 덕분에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는 기간도 줄어들어 병원 입원 기간도 평균 6일 줄어들었습니다.
조산아 '마사지 요법'은 지금까지도 쓰입니다. 마사지 요법을 통해 조산아도 엄마 배 속에 40주 있던 아기들만큼이나 건강하게 자라게 됐고요. 또 미국에서만 연간 47억달러에 달하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생겼다고 추산합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셴버그 박사팀과 필드 박사는 2014년 황금거위상을 받습니다. 황금거위상은 미국과학진흥회(AAAS)와 미 의회가 '정부 예산 지원을 받은 연구 중에서 처음에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인류와 사회에 크게 이바지한 연구'라고 인정해서 주는 상입니다.
◇쥐 우주로 보내 근손실 막는 법 연구
작년 12월 미 항공우주국(NASA)은 40마리의 쥐를 무인우주선에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냈어요. ISS는 중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미세 중력' 상태라 오래 머물면 근육이 약해집니다. 이 쥐들은 미세 중력 상태에서 근육 손실을 막아주는 약물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확인하기 위해 파견됐어요.
40마리의 쥐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뉩니다. 한 종류는 유전자를 조작해 근육량이 일반 쥐보다 두 배 정도 증가한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se·힘센 쥐)'예요. 원래 쥐와 사람의 몸속에는 근육이 일정량만큼 성장하도록 제한하는 미오스타틴 단백질 유전자(GDF-8)가 있어요. 마이티 마우스는 이 유전자를 조작해 미오스타틴을 만들지 않도록 해 근육량이 많습니다.
다른 한 그룹은 유전자 조작 대신 미오스타틴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을 투여했어요. 나머지는 보통 쥐였고요. 이 연구를 통해 미오스타틴을 억제하는 약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우주정거장에서 근육 손실을 얼마나 막아주는지 확인할 수 있죠.
쥐들은 1월에 다시 지구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 쥐들의 근육의 변화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해서 근손실을 막아주는 약물 연구가 성공하면 우주에서 오래 생활해야 하는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은 물론, 지구에서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근육이 줄어드는 노년층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게 되겠지요.
[쥐와 사람 유전자 80% 같아 질병 연구서 실험용으로 이용]
쥐가 실험용으로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한 19세기 말 이후 수많은 과학 영역에서 쥐를 이용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어요. 질병 연구를 위해 특정 유전자를 없앤 쥐, 사람의 암이나 각종 질병 유전자를 가진 쥐, 비만 쥐 등 다양한 종류의 쥐를 만들어내고, 사람의 생명을 구하거나 질병 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들을 하고 있지요.
이렇게 쥐로 연구하는 이유는 쥐와 사람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2002년 네이처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쥐의 유전자 중 80%는 사람과 같았고, 19%는 매우 닮았고, 완전히 다른 것은 1%에 불과하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쥐가 가진 유전자 3만개 중 사람과 다른 것은 300개뿐이라는 것이죠. 사람은 꼬리가 없지만 쥐처럼 꼬리를 만드는 유전자도 가지고 있어요. 다만 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기 때문에 꼬리가 생기지는 않아요. 이것은 포유류인 사람과 쥐가 7500만년 전에 공통 조상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목적이라고 해도 셀 수 없이 많은 쥐가 실험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쥐 대신 개구리 배아를 이용하거나, 심리학 실험에서는 쥐 대신 인공지능 탑재 로봇을 쓰는 연구도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