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한입 테크 사전] 지시 무시하고 보안 말썽까지… 메타의 '뮤즈'는 어떻게 문제 해결했을까?

입력 : 2026.11.05 03:30

AI 에이전트

메타의 에이전트 ‘뮤즈’의 로고입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메타의 에이전트 ‘뮤즈’의 로고입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앱스토어(앱을 다운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서 무료 앱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앱이 있어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내놓은 '뮤즈(Muse)'예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쓸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출시 열흘 만에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답니다. 이 앱의 정체는 바로 '에이전트'예요.

에이전트는 우리말로 대리인이라는 뜻이에요. 챗GPT 같은 챗봇이 묻는 말에 척척 대답해 주는 선생님이라면, 에이전트는 내 부탁을 듣고 직접 일을 처리해 주는 비서에 가까워요. 이메일을 보내고, 여행을 예약하고, 물건을 사는 일까지 대신해 주죠. 이 뮤즈 앱의 두뇌로는 메타가 직접 만든 대규모 언어 모델(LLM) '뮤즈 스파크'가 쓰이는데, 챗GPT나 클로드에 견줄 만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요.

에이전트 열풍을 먼저 일으킨 건 작년 겨울에 등장한 '오픈클로(OpenClaw)'예요. 오스트리아의 한 개발자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내 컴퓨터에 설치하면 LLM이 컴퓨터를 직접 조종해 문서를 작성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었죠. 이런 오픈클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바닷가재 키우기' 열풍이 불었어요. 오픈클로의 상징이 빨간 바닷가재였거든요.

하지만 중국에서의 열기는 금세 식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보안이었죠. 내 컴퓨터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보니 중요한 정보가 새어 나가거나 인공지능(AI)이 엉뚱한 명령을 내려 소중한 파일을 지워 버릴 위험이 있었어요. 실제로 오픈클로가 허락을 기다리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내 컴퓨터에 있는 이메일 수백 통을 지워 버리는 일도 있었죠.

메타의 뮤즈는 이 문제를 클라우드(가상 저장공간)로 풀었어요. 에이전트를 내 컴퓨터에 설치하는 대신, 메타의 데이터센터에 있는 가상 컴퓨터에서만 동작하도록 한 거예요. 내 컴퓨터 속 다른 자료가 노출될 위험이 없고 행여나 에이전트가 실수하더라도 내 컴퓨터는 안전하죠. 이렇게 메타가 가상 컴퓨터와 에이전트를 공개하고 거의 무료로 쓸 수 있도록 하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거랍니다.

다른 회사들도 앞다퉈 뛰어들었어요. 일론 머스크의 xAI는 '그록 봇'을, 오픈AI는 '닷츠'를, 앤트로픽은 '클로드 듀엣'을 내놓았죠. 모두 가상 컴퓨터에서 일하는 에이전트예요. 그록 봇과 오픈AI의 닷츠는 우리나라에서도 바로 쓸 수 있어요. 특히 오픈AI는 닷츠의 주간 이용자 수에서 한국이 세계 3위라고 밝혀 화제가 됐어요. 인구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가 사용자 세계 3위라니 정말 놀랍죠.

이제는 모든 사람이 LLM을 쓰게 된 것처럼, 아마 2027년부터는 누구나 나만의 에이전트를 하나쯤 두게 될지 몰라요. 지금 우리가 궁금한 걸 챗GPT에 묻듯, 그때는 번거로운 작업이나 심부름을 에이전트에게 맡기는 게 당연한 일이 되겠죠. 그럴수록 AI에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직접 결정할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거예요.


박상길 디노티시아 LLM 팀장·'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LLM 수업'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