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다양한 요구 빗발친 프랑스 시위와 '중구난방'의 숨은 뜻
입력 : 2026.11.03 03:30
이야기는 기원전 9세기 중국 주(周)나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왕(厲王)은 포악하기로 이름난 군주였어요. 폭정을 견디지 못한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대신인 소공(召公)이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백성들이 왕의 명령을 견디지 못합니다." 그러나 왕은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자신을 비방하는 자를 가려냈고, 그중 일부를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그러자 거리에서 왕과 정치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길에서 서로 마주쳐도 눈짓만 주고받을 뿐 말이 없었지요. 왕은 득의양양하여 말했습니다. "보시오, 내가 비방을 그치게 했소. 이제 감히 입을 여는 자가 없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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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 이철원
3년 뒤 급기야 쌓인 분노가 터졌습니다. 폭정에 시달리던 백성들이 들고일어났습니다. 왕은 도성을 버리고 체(彘) 땅으로 달아났어요. 왕이 사라진 자리는 소공과 주정공(周定公) 두 재상이 메웠습니다. '사기'는 이들이 정치를 맡은 때를 '공화(共和)'라 부르며, 왕 없는 세월이 14년간 이어졌다고 전합니다. 쫓겨난 왕은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망명지에서 숨을 거뒀고, 소공이 자신의 집에서 보살핀 태자는 훗날 선왕(宣王)으로 즉위했습니다. 이처럼 중구난방은 백성의 입은 냇물과 같다는 비유에서 출발한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