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길거리 화단의 단골 꽃… 특유의 향 때문에 해충 방제용 식물로도 쓰인대요

입력 : 2026.10.26 03:30

메리골드

/김민철 기자
▲ /김민철 기자
메리골드(marigold)<사진>는 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가을인 요즘까지 도심 화단이나 화분에서 볼 수 있는 꽃입니다. 외래어 표기법으로는 '마리골드'이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 표기는 메리골드입니다. 팬지, 페튜니아, 베고니아, 제라늄 등과 함께 도심을 장식하는 꽃 중 하나죠. 꽃이 오래 피고 관리하기도 쉬워 관상용으로 널리 씁니다. 꽃 이름에 익숙지 않은 사람도 메리골드 사진을 보면 "아, 이게 그 꽃이야?"라고 할 정도로 길거리에 흔합니다.

꽃은 노란색 또는 황금색 잔물결 무늬 꽃잎이 겹겹이 펼쳐진 모양입니다. 메리골드는 '성모 마리아의 금색 꽃'이란 뜻으로, 서양에서 여자 이름으로도 많이 씁니다. 메리골드라는 이름을 가진 호텔도 세계 곳곳에 많습니다.

메리골드는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홑꽃이거나 겹꽃이더라도 중심부가 보이거나 덜 빽빽한 프렌치메리골드, 꽃잎이 빽빽하게 뭉쳐 반구(半球) 형태인 아프리칸메리골드가 있는데 각각 만수국, 천수국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습니다. 아프리칸메리골드 꽃송이가 더 크고 풍성합니다. 영어 이름에 관계없이 둘 다 원산지는 멕시코 등 중미입니다.

프렌치메리골드는 주로 한 꽃송이에 노란색과 주황색이 함께 나타나고 키가 작고 옆으로 퍼지며 자라는 반면 아프리칸메리골드는 꽃이 노란색이나 주황색만으로 피는 경우가 많고 더 크고 곧게 자랍니다. 이런 차이가 있지만 둘 다 메리골드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다만 비슷하게 생긴 금잔화는 다른 식물입니다.

메리골드 잎은 여러 갈래로 깊게 갈라져 깃털 모양을 이룹니다. 잎이나 줄기를 건드리면 특유의 강한 향이 나는 것도 메리골드의 특징입니다. 이 특유의 향 때문에 해충 방제용 식물로도 쓰고 있답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가보니 어디를 가나 메리골드가 지천이었습니다. 신에게 바치는 작은 예물인 '차낭 사리'에 메리골드를 넣고 있었고, 메리골드를 밭에서 대량 재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윤정은의 장편소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서 주인공은 옷에서 얼룩을 빼듯 마음 세탁소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아픈 기억을 잊게 하는 마법을 갖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방황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기로 결심하는 날, 메리골드가 선명하게 등장합니다.

'순간, 주변을 동그랗게 맴돌고 있던 꽃잎들이 빠르게 회전하며 주황색으로 변색한다. (중략) 마지막 꽃잎 하나를 손에 쥐고 자세히 살펴본다. 메리골드다. 이 도시와 같은 이름의 꽃이다. 양손으로 조심히 꽃잎을 쥐고 꽃말을 나지막이 읊조려본다.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

꽃말을 소설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사용한 것입니다. 다만 꽃말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것도 많은 데다,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꽃과 관련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