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우주선 닮은 미술관, 호수에 비치는 호텔… 곡선미 주목받는 세계적 건축가예요

입력 : 2026.10.20 03:30

마옌쑹

최근 건축계에서 가장 화제인 작품 중 하나가 지난달 개관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사진1>입니다. '스타워즈'로 유명한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와 그의 아내 멜로디 홉슨이 사재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를 털어 만들었어요. 독특한 외관이 특징인데요. 곡선으로 휘어지고 솟은 건물은 지상에 착륙한 우주선처럼 보여요. 거대한 건물 한가운데를 아치처럼 들어 올려 그 아래에 광장을 만들었어요. 광장 위로는 4개 층을 관통하는 타원형 천창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죠.

설계는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건축 회사 'MAD 아키텍츠'가 맡았어요. 이 회사의 창립자는 마옌쑹입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 건축가로 꼽혀요. 그는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 설계를 12년 동안이나 진행했는데, 조지 루카스의 생각을 중국 건축가가 미국 땅에서 구현했다는 점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사진1> /뉴시스
▲ <사진1> /뉴시스
<사진2> /위키미디어 커먼스
▲ <사진2> /위키미디어 커먼스
마옌쑹은 미국 예일대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때 스승 자하 하디드(1950~2016)를 만났어요. 하디드는 여성 최초로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탄 거장입니다. 우리나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곡선의 여제입니다.

그는 곡선을 자유자재로 쓰는 모습 때문에 하디드의 후계자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파격적인 설계를 여럿 선보였는데요. 2011년 완공한 중국 내몽골자치구의 오르도스 박물관은 마치 사막 도시에 내려앉은 외계의 금속 덩어리 같은 독특한 외관입니다.

2010년대 들어 마옌쑹은 건물이 마치 산, 언덕, 물결처럼 느껴져 도시 한복판에서도 자연에 있는 듯한 정취를 선사하는 걸 건축 철학으로 내세웁니다. 이런 개념이 잘 드러난 건물이 2013년 문을 연 후저우 타이후 달 온천 리조트(옛 쉐라톤 후저우 온천 리조트)<사진2>입니다. 옛 그림 속 돌다리를 본뜬 건물이 호수에 비친 모습과 합쳐져 커다란 고리를 이룹니다. 2015년 완공한 하얼빈 오페라 하우스는 마치 바람과 물에 오랜 시간 깎인 얼음 덩어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지붕 위를 걸어 올라갈 수 있어서 얼음 도시 속 언덕이자 풍경의 일부가 됐어요.

마옌쑹은 최근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그를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했어요.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