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한 번 걸리면 50일까지 앓았던 '고뿔' 세종대왕이 감기 꾀병 부린 까닭은?
입력 : 2026.10.20 03:30
감기
올해는 독감 유행이 일찍 시작됐어요.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1일 전국에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현대에는 독감이나 감기에 걸리면 해열제를 비롯해 다양한 약을 써요. 하지만 이런 약이 없던 과거에는 감기에 걸리는 걸 더욱 걱정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감기를 부르는 말은 고뿔이었어요.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인데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고 콧물을 쏟아내면 코가 아프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에는 일반 감기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독감을 서로 구분하지만, 둘을 명확히 나눌 수 없었던 과거에는 감기 자체에 걸리는 것을 경계했죠.
과거 우리나라에서 감기를 부르는 말은 고뿔이었어요. '코에 불이 난다'는 의미인데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고 콧물을 쏟아내면 코가 아프기 때문에 그런 명칭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에는 일반 감기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독감을 서로 구분하지만, 둘을 명확히 나눌 수 없었던 과거에는 감기 자체에 걸리는 것을 경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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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 증상이 적힌 조선 의학 서적 향약집성방.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또 열흘 정도면 낫는다는 보장도 없었고, 몸이 더욱 쇠약해지는 경우도 있었죠. 조선 선조 때 문신 최립은 뛰어난 문장가였어요. 여러 문집을 남겼고, 광해군 때는 외교 문서를 담당하기도 했죠. 그런데 최립이 절필(붓을 놓고 글을 쓰지 않음)을 하게 된 계기가 바로 감기였어요. 그가 어느 날 감기에 걸렸는데, 증상이 무려 40~50일이나 지속됐다는 기록이 그의 문집 '간이집'에 남아 있어요. 겨우 낫긴 했지만 오랜 기간 감기를 앓으며 기력이 모두 빠져나갔고,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해 몸이 굳고 일상생활조차 하기 어려웠다고 해요. 최립은 결국 '절필문'이라는 글을 남겼답니다.
그래서 조선 사람들은 전염병에 걸린 사람을 만나지 않으려고 했는데요. 왕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세종은 명나라에서 오고 있는 사신단에 열병이 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전염을 우려한 세종은 신하들과 어떻게 하면 사신단과 접촉을 피할지 의논했어요. 그때 생각해 낸 방법은 감기에 걸렸다고 하는 것이었어요. 감기에 걸린 척하기 위해 세종은 예정된 제사도 중지했고, 결국 사신단과 만남을 피할 수 있었답니다.
격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큰 사상자를 낸 독감 사례가 있었답니다. 바로 '스페인 독감'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람들이 군사 시설에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창궐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1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자들을 좁은 공간에 과밀 수용해 2차 감염이 크게 일어난 것도 대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