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로마 황제의 기념 주화에서 시작… '사각형' 올림픽 메달도 있었대요

입력 : 2026.10.13 03:30

메달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얼마 전 폐막했습니다. 한국은 금메달 39개를 포함해 총 150개의 메달을 따내며 중국,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를 차지했어요. 메달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빠질 수 없는데요. 메달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메달의 기원은 고대 로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메달의 어원인 메달리아(medalia)는 '데나리우스의 절반 가치를 지닌 동전'이라는 뜻이라고 해요. 데나리우스는 고대 로마의 화폐 단위입니다. 로마 황제들은 기념일이나 특별한 행사 때면 일종의 기념 주화를 발행했습니다.

1900년 파리 올림픽 입상자에게 준 사각형 메달. /위키미디어 커먼스
▲ 1900년 파리 올림픽 입상자에게 준 사각형 메달. /위키미디어 커먼스
이후 유럽에서는 메달에 새겨진 초상을 통해 명성을 퍼뜨리는 방식이 발전했습니다. 14세기 말부터 가톨릭 교회는 로마와 프랑스 아비뇽에서 각각 교황을 따로 선출하고, 교황의 권위가 떨어지는 등 각종 문제를 겪게 됩니다. 개혁 목소리가 커지며, 교회는 교단의 중요한 문제를 고위 성직자들이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는 회의인 '공의회(公議會)'를 열었는데요. 이탈리아 북부 페라라에서 열린 회의에선 실추된 교황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동방 기독교인 정교회와 결속을 다지자는 논의가 일었습니다. 그리스 정교회의 중심지인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요안니스 8세 역시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관심을 보여 페라라를 방문했습니다. 이때 이탈리아의 화가 겸 조각가인 피사넬로가 요안니스 8세의 초상을 담은 메달을 만들었어요. 이후 이탈리아 반도의 여러 소국 군주들은 자신의 초상을 담은 메달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근대에 접어들며 메달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을 기념하고 포상하기 위해 수여됐는데요. 대표적으로 과학·실험에서 업적을 남긴 사람들에게 주는 영국 왕립학회의 코플리 메달, 영국·네덜란드 등 동맹군과 프랑스가 겨룬 워털루 전투(1815년)에 참전한 장병들에게 영국 육군이 수여한 워털루 메달 등이 있었습니다.

이후 스포츠 선수에게도 메달이 주어졌는데요. 사실 첫 번째 근대 올림픽인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이 없었다고 해요. 우승자에게 은메달이, 준우승자에게 동메달이 수여됐어요. 메달 앞면에는 제우스와 날개 달린 승리의 여신, 뒷면에는 그리스 아크로폴리스의 전경이 담겼어요. 1900년 파리 올림픽 메달은 독특했는데요. 날개 달린 여신이 그려진 사각형이었어요. 다만 사각형 하계 올림픽 메달은 이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메달 디자인은 대회마다 달라지는데, 이번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의 메달은 '깨진 도자기' 파편을 상징하는 디자인입니다. 선수들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며 겪은 시련, 땀방울을 의미한다고 해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