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 핵심은 '가능성' 포기하지 않은 데에 있었대요

입력 : 2026.10.06 03:30

기사회생

[뉴스 고사성어]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 핵심은 '가능성' 포기하지 않은 데에 있었대요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4일 막을 내렸습니다. 수많은 명장면이 탄생했는데요. 그중에는 한국 여자 농구의 우승도 있었어요. '금빛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죠. 우승까지 가는 길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어요. 선수 부상 등으로 12명의 엔트리(선수 등록)를 채우지 못한 채 11명으로 나섰어요. 중국과 벌인 준결승에서는 226㎝의 초장신 선수와 맞서 싸웠습니다. 결승에서는 개최국 일본을 만났는데, 한국은 일본에 7연패를 기록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해 결국 정상에 섰습니다. 다 끝난 것 같던 승부를 극적으로 뒤집는 것, 이를 일컫는 고사성어가 기사회생(起死回生)입니다. '죽은 사람을 일으켜 다시 살려낸다'는 뜻의 기사회생은 의술에서 나온 말이에요.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편작이라는 의사가 있었습니다. 편작이 괵(虢)나라를 지나던 중, 태자가 숨을 거둬 온 나라가 장례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편작은 궁으로 들어가 시신을 살피곤 말했어요. "살릴 수 있습니다." 편작이 태자의 정수리에 침을 놓고 약을 먹이자, 거짓말처럼 태자가 눈을 떴습니다. 이후 치료를 이어가자 완전히 회복됐어요. 궁 안팎은 편작이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는 소식으로 떠들썩했습니다.

일러스트= 박상훈
▲ 일러스트= 박상훈
그런데 정작 편작은 담담했습니다. "태자는 병으로 잠시 의식을 잃었던 것이지, 죽은 게 아니었습니다. 죽은 사람을 살린 게 아니라, 원래 살 수 있었던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웠을 뿐입니다." 그의 겸손한 태도에도 사람들은 계속 그를 칭송했고, 편작은 '죽은 자도 살리는 의사'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또 다른 유명한 일화도 전해집니다. 삼 형제가 모두 의사였던 그에게 위(魏)나라 군주 문후가 물었습니다. "셋 중 누구의 의술이 가장 뛰어난가?" 당대 최고 명의로 꼽히던 편작의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큰형님이 으뜸이고 둘째 형님이 다음이며, 제가 가장 부족합니다." 왕이 의아해하자 편작이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큰형님은 병이 생기기도 전에 얼굴빛만 보고도 고치니 환자는 치료받은 줄도 모릅니다. 둘째 형님은 병이 미미할 때 알아내니 사람들은 가벼운 병만 고치는 줄 압니다. 저는 병이 깊어졌을 때야 비로소 살을 가르고 약과 침을 쓰니, 세상은 저만 명의라 부르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심각한 상태에서 치료하는 자신보다 형님들이 뛰어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편작에게도 남다른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가 태자에게서 본 것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였습니다. '기사회생'의 본질은 없던 생명을 만들거나 완전히 죽은 것을 되살리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던 가능성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끌어내는 데 있답니다. 
채미현 박사·'상식 밖의 고사성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