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는 만큼 보이는 스포츠] '저항'의 상징이던 놀이 문화… 日 추천으로 도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 채택됐대요

입력 : 2026.09.30 03:30

스케이트보드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했습니다. 바로 강준이(18) 선수인데요. 지난 27일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부터 도입된 스케이트보드는 바퀴 달린 보드를 타고 각종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입니다. '스트리트'와 '파크' 두 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뉘는데요. 스트리트는 계단, 난간, 벤치 등 길거리 구조물을 본뜬 경기장에서 기술을 펼치고, 파크는 움푹 파인 사발 모양 공간에서 표면을 따라 왕복하며 공중 동작을 선보입니다. 심사위원의 채점으로 순위를 정해요.

27일 강준이 선수가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경기에서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 27일 강준이 선수가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경기에서 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이 종목에 어울리는 단어는 '자유' '개성'입니다. 엄격한 복장 규정이 없고, 선수는 경기장을 누비며 독창적인 기술을 선보입니다. 길거리 문화가 국제 스포츠 대회 정식 종목이 된 경우예요. 1940~50년대 미국에서 바다 위 서핑을 즐기던 사람들은 거리에서도 비슷한 놀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서핑보드에 바퀴를 달아 도심을 누볐습니다. 기존에 없던 장비를 가지고 도심을 빠르게 돌아다니는 행위는 기성 질서에 대한 '저항'으로 여겨졌고, 젊은이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나라가 바로 일본입니다. 1970년대 유행에 민감했던 일본 젊은이를 중심으로 스케이트보드가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았다고 해요. 규칙과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걸 중시하는 일본 사회에서 기성세대들은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젊은이를 두고 '시끄럽다'고 했대요. 하지만 그럴수록 '저항'의 상징인 스케이트보드 인기는 더 커졌습니다. 보드를 옆구리에 끼고 자란 젊은이들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돼 자녀를 낳았고, 아들·딸과 함께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일본 스케이트보드 동호인 인구는 4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일본은 스케이트보드 강국으로 꼽히고, 재능 있는 어린 선수가 많습니다.

스케이트보드는 아시안게임은 물론 하계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입니다. 일본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정식 종목으로 추천했어요. 일본은 2020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중 3개를, 2024 파리 대회에서 4개 중 2개를 획득했습니다. 특히 남자 선수 호리고메 유토(27)는 두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는데, 그가 걷기도 전에 아버지가 그를 보드 위에 태웠다는 일화가 유명해요.

보드를 타는 공통점이 있어, 동계 스노보드 선수가 하계 스케이트보드 대회에도 출전하는 이색적인 장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일본 검술에서 양손에 각각 칼을 들고 싸우는 기술을 '이도류(二刀流)'라고 하는데요. 체육계에서는 서로 다른 영역을 넘나드는 선수를 두고 이도류라는 표현을 쓰곤 해요. 2014·2018·2022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에서 모두 메달을 딴 일본 히라노 아유무(28)는 2020 하계 올림픽 스케이트보드에도 출전해 '이도류 선수'로 주목받았답니다.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