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적도 태평양의 수온 변화, 왜 전 세계에 영향 끼칠까?
입력 : 2026.09.29 03:30
엘니뇨
올해 하반기와 내년 초 사이 최악의 엘니뇨가 지구를 덮치면서 45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더위로 숨질 수 있다는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의 분석 결과가 최근 나왔어요. 전 세계 2만4000여 지역의 기온과 초과 사망률의 상관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수치를 도출해 냈어요. 연구진은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세계 곳곳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에요. 어떻게 먼 바다에서 생긴 변화가 세계 여러 지역의 기후에 영향을 주는 걸까요?
바람과 바다가 함께 만드는 엘니뇨
평소 적도 부근 태평양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불어요. 이 바람은 따뜻한 바닷물을 서쪽으로 밀어 서태평양 인도네시아 부근에 모아 두지요. 반대편 동태평양 연안에서는 해수면 아래의 찬 바닷물이 올라와 그 빈자리를 채워요. 이를 '용승 현상'이라고 합니다. 용승 현상 때문에 같은 열대 바다라도 서쪽은 따뜻하고 동쪽은 상대적으로 차갑답니다.
그런데 동쪽에서 불어오는 무역풍이 약해지면 서쪽에 모여 있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퍼지고, 동태평양의 차가운 심층수가 해수면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줄어들어요. 이렇게 열대 태평양 중부와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엘니뇨'예요. 바다가 따뜻해지면 공기 흐름도 바뀌어 무역풍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바다와 대기의 상호작용이 엘니뇨를 강하게 발달시키는 셈이지요.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라는 뜻이에요. 남미 페루의 어부들이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무렵에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현상을 아기 예수에 빗대 부른 데서 유래했어요. 바다 수온이 오르면 평소보다 어획량이 줄어 조업을 쉬어야 했는데, 어부들은 이를 예수가 준 휴가로 여겼다고 해요. 오늘날에는 연안의 변화뿐 아니라 열대 태평양 전체와 그 일대 바람, 기압 등이 함께 변하는 현상을 가리킨답니다.
반대로 무역풍이 강해서 열대 태평양 중부와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더 낮아지는 현상은 '라니냐'라고 해요.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에요. 두 현상은 대체로 2~7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나타나요. 엘니뇨는 보통 9~12개월 정도 이어지고, 라니냐는 여러 해 지속되기도 해요. 정해진 시간표대로 번갈아 찾아오는 것은 아니랍니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에요. 어떻게 먼 바다에서 생긴 변화가 세계 여러 지역의 기후에 영향을 주는 걸까요?
바람과 바다가 함께 만드는 엘니뇨
평소 적도 부근 태평양에서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무역풍'이 불어요. 이 바람은 따뜻한 바닷물을 서쪽으로 밀어 서태평양 인도네시아 부근에 모아 두지요. 반대편 동태평양 연안에서는 해수면 아래의 찬 바닷물이 올라와 그 빈자리를 채워요. 이를 '용승 현상'이라고 합니다. 용승 현상 때문에 같은 열대 바다라도 서쪽은 따뜻하고 동쪽은 상대적으로 차갑답니다.
그런데 동쪽에서 불어오는 무역풍이 약해지면 서쪽에 모여 있던 따뜻한 바닷물이 동쪽으로 퍼지고, 동태평양의 차가운 심층수가 해수면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줄어들어요. 이렇게 열대 태평양 중부와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엘니뇨'예요. 바다가 따뜻해지면 공기 흐름도 바뀌어 무역풍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어요. 바다와 대기의 상호작용이 엘니뇨를 강하게 발달시키는 셈이지요.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라는 뜻이에요. 남미 페루의 어부들이 예수가 탄생한 크리스마스 무렵에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현상을 아기 예수에 빗대 부른 데서 유래했어요. 바다 수온이 오르면 평소보다 어획량이 줄어 조업을 쉬어야 했는데, 어부들은 이를 예수가 준 휴가로 여겼다고 해요. 오늘날에는 연안의 변화뿐 아니라 열대 태평양 전체와 그 일대 바람, 기압 등이 함께 변하는 현상을 가리킨답니다.
반대로 무역풍이 강해서 열대 태평양 중부와 동부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더 낮아지는 현상은 '라니냐'라고 해요. '라니냐'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이에요. 두 현상은 대체로 2~7년 간격으로 불규칙하게 나타나요. 엘니뇨는 보통 9~12개월 정도 이어지고, 라니냐는 여러 해 지속되기도 해요. 정해진 시간표대로 번갈아 찾아오는 것은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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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픽= 진봉기
엘니뇨가 발생하면 따뜻한 바닷물을 따라 구름과 비가 활발하게 형성되는 지점도 동쪽으로 옮겨 가요. 그 결과 서태평양 부근의 아시아와 호주 일부에서는 비가 평소보다 줄어들어 가뭄 위험이 커지고, 동태평양 인근의 페루와 에콰도르 연안 일부에서는 많은 비와 홍수 위험이 커질 수 있지요. 페루 앞바다에선 해수 온도가 변하면서 해양 생태계와 어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엘니뇨 영향은 적도 부근 열대에만 머물지 않아요. 구름 속에서 수증기가 물방울로 바뀔 때는 열이 방출돼요. 그런데 엘니뇨 때문에 큰 구름이 형성되는 위치가 바뀌면 열이 방출되는 지역도 바뀌고, 결국 공기 흐름도 큰 규모로 바뀐답니다. 연못 한쪽에 돌을 던지면 물결이 멀리 퍼지는 것처럼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에서 시작된 변화가 대기의 파동을 통해 수천 km 떨어진 지역의 고기압과 저기압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이를 '원격 상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만 대기의 파동은 연못의 물결처럼 사방으로 똑같이 퍼지지 않아요. 중위도에 불고 있는 강한 서풍인 제트기류의 위치나 강도에 따라 파동이 나아가는 길도 달라져요. 고기압과 저기압이 어디에 자리 잡느냐에 따라 어떤 지역에는 따뜻하고 습한 바람이, 다른 지역에는 차갑고 건조한 바람이 들어올 수 있지요. 그래서 '엘니뇨가 오면 전 세계가 더워지고 비가 많이 온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아요. 보통 엘니뇨가 발달한 이듬해에 열대 지역에 축적된 열이 전 지구로 퍼져 나가며 지구 전체 평균 기온을 큰 폭으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다만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하는 시기에는 열대 지역의 평균 기온을 높이는 쪽으로 주로 영향을 미쳐요. 한편, 중위도와 고위도 지역의 기온과 강수량은 대기 파동의 영향에 따라 지역적으로 서로 다르게 변해요. 강한 엘니뇨라고 해서 모든 지역의 피해가 같은 비율로 커지는 것도 아니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엘니뇨가 발달한 해의 늦가을과 초겨울인 11~12월에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었어요. 다만 이는 여러 해를 모아 살펴본 평균적인 특징으로, '올겨울 내내 따뜻하다' '한파가 오지 않는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같은 엘니뇨라도 따뜻한 바닷물이 집중되는 위치와 구름 활동의 중심, 중위도의 바람이 매번 달라요.
우리나라 날씨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다가오는 고기압과 저기압, 북극의 바다 얼음과 대륙의 눈 덮임, 주변 바다의 수온도 함께 영향을 줘요. 때로는 상층의 고기압이 한곳에 오래 머물며 공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이 나타나 찬 공기의 이동 경로가 달라지기도 해요. 이처럼 다양한 현상이 엘니뇨의 영향과 더불어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여름도 마찬가지예요. 엘니뇨가 발달하는 중인지 쇠퇴하는 중인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지고, 북태평양고기압과 정체전선의 위치도 살펴야 해요. 엘니뇨라는 말 하나만으로 우리나라의 폭염 일수나 장마철 강수량을 미리 정할 수는 없답니다.
엘니뇨, 날씨의 중요한 퍼즐 조각
기상청이 발표한 엘니뇨·라니냐 전망에 따르면, 8월 9~15일 감시구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9.6도로 평년보다 2.7도 높았고, 9~11월에는 수온이 더 올라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답니다. 세계기상기구(WMO)도 9월 3일 발표에서 이번 엘니뇨가 연말 무렵 매우 강한 수준에 이르고, 적어도 내년 2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어요.
앞서 살핀 것처럼 엘니뇨는 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쉽게 말해 퍼즐 조각인 셈이지요. 퍼즐을 완성하려면 조각 하나하나의 모습을 먼저 잘 살펴야 해요. 여러분도 엘니뇨에 관한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