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는 만큼 보이는 스포츠] 2년 전 파리 올림픽까지 있었던 승마, 장애물 경기로 바뀐 까닭은?

입력 : 2026.09.23 03:30

근대5종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지난 19일 일본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아시안 게임은 4년마다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종합 스포츠 대회로, 동계와 하계 대회로 나뉘어요. 이번 제20회 하계대회에는 선수 1만10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우리 대표팀에게 첫 금메달을 안긴 종목은 '근대5종'이었습니다. 성승민 선수가 여자 개인전에서 2위 중국 선수를 월등히 앞서며 1위를 차지했어요.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땄어요. 은메달 2개(여자 단체전·남자 개인전), 동메달 1개(남자 개인전)도 따냈죠.

20일 성승민이 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 개인전 레이저 런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20일 성승민이 아시안게임 근대5종 여자 개인전 레이저 런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근대5종은 어떤 스포츠일까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섯 종목의 기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스포츠예요. 먼저 펜싱, 장애물 경기, 수영 실력으로 중간 점수를 냅니다. 이 세 종목에서의 점수가 좋아야 마지막 경기인 '레이저 런(laser run)'에서 남들보다 빨리 출발할 수 있어요. 레이저 런은 달리다가 과녁을 만나면 레이저총으로 맞히는 거예요. 육상과 사격이 혼합된 형태로, 이렇게 하면 총 다섯 종목의 기량을 평가하게 되는 것이죠. 사고 우려 때문에 진짜 총 대신 레이저총을 사용해요. 레이저 런에서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는 순서대로 최종 순위가 정해진답니다. 중간 점수가 높으면 남들보다 먼저 출발해 유리하지만, 가빠진 숨을 고르며 표적을 맞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답니다.

그렇다면 '근대'라는 말은 왜 들어갔을까요? 먼저 고대 그리스 올림픽 때 있었던 '5종 경기'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어요. 멀리뛰기, 원반던지기, 달리기, 창던지기, 레슬링 등 다섯 종목으로 이뤄진 경기인데, 맹수를 사냥하는 상황을 가정한 거예요. 강을 넘어 맹수를 쫓아(멀리뛰기) 돌을 던지고(원반던지기), 뛰어가서(달리기) 창으로 공격하고(창던지기), 맹수와 대결해(레슬링) 사냥한다는 의미예요. 이런 고대의 '5종 경기'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 바로 '근대5종' 경기예요. 차이점은 근대5종은 사냥이 아닌 전쟁 상황을 가정하고, 종목을 근대화했다는 거예요. 들판을 달리고(육상) 강을 건너(수영) 적의 말을 빼앗아 장애물을 넘으며(승마), 가까운 상대는 칼로(펜싱), 먼 거리의 적은 총으로(사격) 제압한다는 의미지요. 근대5종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 남작이 직접 만들었어요. 그는 "근대5종을 하는 사람은 승패를 떠나 만능선수"라고 했답니다.

지금은 승마 대신 장애물 경기가 열려요. 원래 근대5종에선 선수에게 말을 무작위로 배정했는데요. 제한된 시간 안에 모르는 말에 적응하는 능력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또 돈이 많은 선수가 좋은 말을 경기장에 데리고 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2021년 무작위로 배정받은 말이 통제에 따르지 않아 선수가 0점을 받는 일이 생겼어요. 또 제대로 교감하지 못한 말을 때리는 '동물 학대' 논란도 일었어요. 결국 2024년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승마는 사라지고 대신 일렬로 늘어선 여러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가 도입됐답니다.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