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삼국시대 이전부터 만든 '우리 술' 막걸리… 일본엔 비슷하지만 밥알도 마시는 술 있죠

입력 : 2026.09.22 03:30

아시아 전통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최근 서울, 인천, 포항 등 전국 곳곳에서 막걸리 축제가 열렸습니다. 또 10월에도 다양한 막걸리 축제가 예정돼 있어요. 날씨가 선선해질 때 막걸리 축제가 열리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더운 날씨를 피해 9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막걸리를 주로 빚었기 때문이에요. 막걸리<사진>는 불린 쌀을 쪄서 식힌 뒤, 발효제인 누룩과 섞고 물을 넣어 2~5일간 숙성해 만듭니다. 선선한 날씨에서도 최대 4~5일밖에 보관할 수 없기에, 음식이 상하기 쉬운 여름이 지난 뒤 막걸리를 빚어왔습니다.

막걸리는 얼마나 오래된 술일까요? 삼국 시대 이전부터 막걸리를 빚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고려 시대의 한 문집에는 막걸리로 추정되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 시대의 조리서에서도 막걸리를 제조하는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도 쌀로 만든 전통주가 있어요. 막걸리처럼 뽀얀 색깔을 자랑하는 일본의 '도부로쿠'는 찐 쌀과 누룩을 섞은 뒤 발효시켜 만들어요. 다만 쌀을 체에 거르는 막걸리와 달리, 도부로쿠는 그런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밥알도 함께 마시게 됩니다. 도부로쿠(濁酒·탁주)라는 이름은 '탁한 술'이라는 뜻이랍니다. 도부로쿠처럼 쌀을 발효시켜 만들지만, 압착하고 맑게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 술이 사케입니다.

중국에는 쌀로 만든 술이라는 뜻의 '미주(米酒)'가 있어요. 기원전 1200년쯤 쌀을 이용해 술을 만든 기록이 남아 있는데요. 꿀이나 과일처럼 발효를 돕는 재료와 혼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현재도 중국에서 요리나 디저트에 활용되기도 한답니다.

우리나라에서 막걸리의 위상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요? 쌀로 만든 막걸리는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이 즐겨 찾았지만, 식량이 부족한 때에는 술을 만드는 데 주식인 쌀을 마음껏 쓸 수 없었어요. 6·25전쟁 이후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1960년대, 정부는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걸 제한했습니다. 그 시기 밀가루와 옥수수를 섞어 막걸리를 만들었는데, 원래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어요. 그러다 보니 소주 소비량이 늘어났습니다. 소주도 원래는 쌀 등 곡물을 발효·증류해 만들었지만, 이 시기를 거치며 크게 달라졌습니다. 쌀 대신 고구마나 녹말 등을 원료로 높은 도수의 알코올을 만든 뒤 물에 타서 도수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해 값싸게 보급했어요. 그렇게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라는 자리를 소주에 내어주게 됐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잣 막걸리, 옥수수 막걸리처럼 각 지역의 특산물을 담은 막걸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 크림 막걸리, 샴페인 막걸리처럼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새로운 맛의 막걸리도 개발되며 낮은 도수와 다양한 맛으로 다시 인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