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여러 지역 문제 해결한 이주 정책… 백성 살림 나아지고 국경도 안정됐대요

입력 : 2026.09.08 03:30

일거양득

[뉴스 고사성어] 여러 지역 문제 해결한 이주 정책… 백성 살림 나아지고 국경도 안정됐대요
'국립중앙박물관 분장 놀이'가 화제입니다. 참가자가 박물관의 유물로 분장하는 행사인데요. 사람들은 불상인 반가사유상이나 금동신발 등으로 분장해 각자 개성을 뽐냈습니다. 최종 결선은 19일 열릴 예정인데, 예선 단계부터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답니다. 이번 분장 놀이가 유물의 가치를 알리면서 대중에게 재미도 선물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런 상황에 어울리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득을 얻는다는 뜻의 '일거양득'입니다.

일거양득이라는 말의 뿌리는 중국 춘추 시대 노(魯)나라에 있던 한 여관 앞마당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여관에 묵고 있던 변장자(卞莊子)라는 사람은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는다는 소문이 있을 만큼 힘센 장사였어요. 어느 날 근처에 호랑이 두 마리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변장자는 뛰쳐나가려 했습니다. 그때 여관의 심부름꾼 소년이 그를 붙잡았습니다.

일러스트= 이철원
일러스트= 이철원
"지금 가시면 안 됩니다. 저 호랑이 두 마리는 지금 소 한 마리를 두고 다투고 있습니다. 싸움 끝에 한 놈은 죽고, 이긴 놈도 상처투성이가 될 겁니다. 그때 가서 상처 입은 놈만 처리하면, 힘들이지 않고 호랑이 두 마리를 다 얻으실 수 있습니다."

변장자는 그 말이 옳다고 여겨 걸음을 멈췄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년의 예상대로 일이 벌어졌고, 변장자는 지친 호랑이를 손쉽게 제압해 두 마리를 모두 손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의 원문에는 '일거'라는 표현만 나옵니다. '일거양득' 네 글자가 기록된 것은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서진(西晉) 시대의 일이랍니다.

서진의 일부 지역에선 다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땅은 비좁은데 백성이 많아 갈등이 잇따랐던 거예요. 그러자 학자인 속석(束晳)이 왕에게 이런 해결책을 올렸습니다. "마을 사람들을 국경지대로 옮겨 살게 하십시오. 그러면 좁은 땅에서 생기는 갈등도 풀리고, 텅 비었던 국경 마을도 사람들로 채워져 방비까지 튼튼해집니다. 옮겨 가는 백성에게는 10년 동안 세금을 면제해 주십시오." 백성의 살림이 나아지고 국경도 안정되는 이주 정책이었던 겁니다. 속석은 스스로 이를 '일거양득'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채미현 박사·'상식 밖의 고사성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