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꼭 읽어야 하는 고전] 플라톤이 말한 '정의로운 국가' 만들려면 어두운 동굴 벗어나 진리 따라가야 해요

입력 : 2026.09.07 03:30

플라톤의 국가, 정의를 꿈꾸다

[꼭 읽어야 하는 고전] 플라톤이 말한 '정의로운 국가' 만들려면 어두운 동굴 벗어나 진리 따라가야 해요
장영란 지음|출판사 사계절|가격 1만4500원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가 억울하게 사형 판결을 받고 독배를 마신 사건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아테네를 10년간 떠나 있었어요. 그리고 귀국 후 제자들을 가르치고 글을 썼는데, 그의 대표 저작 가운데 하나가 '국가'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대화를 이끄는 형식의 글입니다.

'국가'의 핵심 질문은 "정의란 무엇인가?"입니다. 대화 상대로 등장하는 트라시마코스라는 사람이 먼저 이렇게 주장합니다.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다." 권력자는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법률을 제정한 뒤 약자들에게 법을 지키는 게 정의라고 공표한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어떤 기술에서든 기술자가 아니라 그 기술을 제공받는 이의 이익이 먼저라고 말합니다. 의술에서는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건강이 먼저입니다. 통치 기술에서도 강자의 이익이 아니라, 통치를 받는 약자의 이익이 먼저입니다.

트라시마코스가 반박합니다. 양치기가 양을 돌보는 것은 양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양을 팔거나 고기 등을 얻기 위해서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소크라테스는 양 치는 기술로 양치기가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양 치는 기술 자체는 양에게 이익이 된다고 응수합니다. 양치기가 양에게 좋은 것을 줘서 양의 상태가 나아지기 때문이죠. 의사가 의술로 이익을 얻더라도 의술 자체는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목적이 "소수 사람이 아니라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지금도 수많은 학자가 둘의 대화를 다시 읽고, 그 의미를 곱씹어 보곤 합니다.

정의로운 국가는 어떻게 건설할 수 있을까요? 우선 정의가 무엇인지 알아야 정의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진리를 깨우쳐야 진리를 실천할 수 있죠. 하지만 사람들은 동굴에 갇혀 앞만 보도록 묶여 있는 죄수와 같습니다. 죄수들 뒤에선 불이 타오릅니다. 죄수들 앞에 있는 동굴 벽에는 그 불빛으로 생긴 사물들의 그림자가 비칩니다. 뒤를 돌아볼 수 없는 죄수들은 불이나 사물은 못 보고, 그림자만 보면서 그것을 진리로 여깁니다.

어느 날 결박에서 풀려난 죄수 한 사람이 머리를 돌려 그림자가 아닌 사물을 보고, 이어 동굴 밖으로 나가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진리를 깨우친 그는 동굴로 돌아가 사람들을 바깥으로 이끌려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비웃습니다. 심지어 죽이려 합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 진리의 빛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말해주는 '동굴의 비유'입니다.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떠올렸을 것입니다.

플라톤이 꿈꾼 정의로운 국가는 진리를 깨우치는 것만큼이나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정의로운 국가의 이상(理想)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플라톤은 '국가'를 통해 이렇게 말합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마음속 이상의 빛을 따라가라." 
표정훈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