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잎과 줄기서 '매운맛' 나는 식물… 소설 '혼불'에 많이 등장한 이유는?
입력 : 2026.08.31 03:30
여뀌
요즘 곳곳에서 '여뀌' 종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뀌는 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이에요. 이삭 모양 꽃대에 붉은색 꽃이 좁쌀처럼 촘촘히 달려 있는 것이 여뀌 무리입니다. 냇가 등 습지는 단연 여뀌들 세상이고, 산기슭이나 도심 공터에서도 여뀌 종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여뀌는 흔하디 흔해서 사람들이 잘 눈길을 주지 않는 꽃입니다. 그저 잡초려니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꽃들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은데 여뀌는 그런 것도 거의 없습니다. 여뀌는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피고 지는 꽃입니다.
여뀌는 흔하디 흔해서 사람들이 잘 눈길을 주지 않는 꽃입니다. 그저 잡초려니 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꽃들은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도 많고 얘깃거리도 많은데 여뀌는 그런 것도 거의 없습니다. 여뀌는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피고 지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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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뀌 꽃대는 벼 이삭처럼 생겼어요. 꽃대 끝에 좁쌀처럼 작은 꽃이 달려있습니다. /김민철 기자
여뀌의 가장 큰 특징은 잎과 줄기에 '매운맛'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성질을 이용해 예전에 아이들은 짓이긴 여뀌를 냇물에 풀어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여뀌는 흔한 식물이라 우리 문학에서도 많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최명희 대하소설 '혼불'에는 여주인공 강실이가 나올 때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강실이에게는 그 목소리조차 아득하게 들렸다. 그러면서 등을 찌르던 명아주 여뀌 꽃대 부러지는 소리가 아우성처럼 귀에 찔려왔다' 같은 대목이 있는 식입니다.
많은 식물 중 왜 하필 여뀌가 '혼불'에 많이 나올까요. 이 소설의 배경은 전북 남원인데요. 남원을 가로지르는 강은 요천(蓼川)이고, '요' 자가 '여뀌 요(蓼)' 자입니다. 요천은 여뀌꽃이 만발한 모습이 아름답다고 해서 얻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여뀌꽃이 만발했으면 이런 이름까지 얻었을까요. 요천에 여뀌가 만발하니 요천 주변에 있는 소설 배경 마을도 당연히 여뀌가 흔했을 것입니다.
여뀌라는 이름의 유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꽃이 붉고 그 맛도 매워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의 역귀(逆鬼)에서 왔을 것이라는 견해, 꽃대에 작은 꽃이 줄줄이 얽혀 있는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견해 등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여뀌는 개여뀌입니다. 밭이나 양지바른 곳에서 군락을 이룬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대개 '개' 자가 붙으면 본래 것보다 쓸모가 없거나 볼품이 없다는 뜻인데, 개여뀌는 여뀌의 매운맛이 나지 않습니다. 대신 개여뀌는 꽃대에 붉은색 꽃이 촘촘하게 달려 더 예쁜 것 같습니다. 여뀌 잎 표면에는 반점이 없지만, 개여뀌 잎 표면에는 반점이 있습니다. 올가을 여뀌와 개여뀌를 눈여겨보아 구분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