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철학·인문학 이야기] 허름한 옷, 소박한 식사에도 만족한 철학자… 욕망에 끌려다니면 자유인 아니라고 했어요
입력 : 2026.08.18 03:30
소크라테스 회상록
이 말에 소크라테스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당하게 되물었어요. "내 음식이 형편없다고? 나만큼 무엇이든 맛있게 먹는 사람을 본 적 있소? 나는 배고플 때만 먹기에 내 혀에는 뭐든 달다오. 게다가 나는 늘 운동을 열심히 하기에 튼튼해서 추위나 더위를 좀처럼 타지 않아요. 그래서 옷이 별로 필요 없지. 신발 없이도 먼 거리를 잘만 걸어 다닐 만큼 건강하기도 하다오."
그러곤 이렇게 되물었어요.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편안함에 길든 자와 검박함(검소하고 소박함)에 익숙한 사람 가운데 누가 잘 버티겠는가? 신은 완전한 존재이기에 필요한 것이 없다. 나 또한 아주 적은 것만으로도 잘 살기에 필요한 것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나는 신과 가장 가까운 삶을 사는 사람 아닌가!" 소크라테스 제자이자 역사가인 크세노폰이 쓴 '소크라테스 회상록'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크세노폰은 젊은 시절, 소크라테스를 열심히 따라다녔어요. 후에 장군이 된 그는 훌륭한 군사 지휘관으로 이름을 남겼습니다. 크세노폰은 소크라테스가 누구를 가르친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선하고 아름답게 살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소크라테스의 삶에 감동받아 저절로 자신의 생활 태도를 가다듬게 되었지요. 좋은 삶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셈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수업료를 받지 않았습니다. 돈을 받으면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억지로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자신에게서 자유를 빼앗아 노예로 만드는 짓이라고 생각했대요. 탐욕에 휘둘릴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욕망에 하릴없이 끌려다니는 처지는 자유인이라 하기 어렵지요.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욕구를 다스리며 검소하게 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소크라테스 회상록'에는 그가 일상에서 여러 사람과 나눈 39가지 대화가 담겨 있어요. 친구 사귀기, 가족 사이의 갈등 대처하기, 건강 관리하기 등, 우리에게도 절실한 조언들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자의 교과서' 같은 인물이에요. 여러 고민으로 철학의 지혜가 절실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