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똥오줌 눠 발 식히는 대머리수리… '여름잠'으로 더위 버티는 물고기도 있대요

입력 : 2026.08.12 03:30

동물이 더위를 나는 법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극심한 더위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의 생명도 위협합니다. 오늘은 폭염을 견디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동물 친구들을 알아봐요.

지구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곳 중 하나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이에요. 이곳에서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몇몇 동물이 살아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폭염을 잘 견디는 동물은 몸길이가 고작 1㎝에 불과한 사하라 은개미랍니다. 기온이 60도까지 치솟아도 생존할 수 있어요. 이름 그대로 몸에 은빛 털이 나 있어서 아름답게 반짝이는데요. 이 털에 비밀이 숨어있어요.

폐어는 ‘여름잠’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더위를 난대요. /위키피디아
폐어는 ‘여름잠’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더위를 난대요. /위키피디아
사하라 은개미의 털은 현미경으로 옆에서 보면 삼각형인데, 태양의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반사한대요. 빛을 굴절·분산시키는 '프리즘'을 온몸에 달고 있는 셈이죠. 털 덕분에 몸으로 받아들이는 열기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대요.

이 개미가 극한 상황에서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스피드'랍니다. 1초에 85㎝까지 움직여요. 이렇게 축지법을 쓰다시피 움직이는 건 생존 전략이랍니다. 도마뱀 등 천적을 피해 벌레 사체 같은 먹을거리를 집으로 가져오려면 몸동작이 아주 빨라야 하거든요.

호주에 사는 가시두더지도 특별한 여름 나기 방법이 있어요. 가시두더지는 오리너구리처럼 부리를 갖고 있고 알을 낳아서 번식하는 원시적인 포유동물이에요. 그런데 더워도 사람처럼 땀을 흘리지도 못하고, 개처럼 헉헉대지도 못해요. 그럼에도 호주의 뜨거운 무더위를 견디게 해주는 무기가 있으니 바로 '콧물'이랍니다. 체온을 낮춰야 할 때 주둥이 끝에 있는 콧구멍으로 비눗방울처럼 거품을 만들었다가 톡톡 터트리길 반복해요. 이 콧물이 증발하면서 피부 밑 혈액을 식혀준대요. 호주에 사는 일부 캥거루도 무더위가 찾아오면 열심히 앞발을 핥는 경우가 있어요. 침이 증발하면서 혈액을 식혀주는 거죠. 가시두더지와 행동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은 거예요.

조금 황당한 방법으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새도 있답니다. 자신의 두 다리 위로 똥오줌을 싸서 뜨거워진 발을 식히는 거예요. 주로 죽은 짐승의 썩은 고기를 먹고 사는 대머리수리·콘도르·대머리황새가 이런 습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무더위는 보통 가뭄을 동반하기 때문에 물고기에도 치명적이에요. 그런데 거뜬히 생존하는 물고기가 있어요. 아프리카 등에 사는 폐어랍니다. 이 물고기는 아가미 외에 허파도 있어서 물 밖으로 나가도 숨을 쉴 수 있어요. 특히 물이 말라붙는 한여름이 되면 진흙 속으로 파고 들어가 온몸을 끈적끈적한 액으로 고치처럼 감싸요. 그곳에서 꼼짝하지 않고 버틴답니다. 이런 상태를 다른 동물의 '겨울잠'에 빗대서 '여름잠'이라고 해요. 이런 독특한 능력 덕분에 폐어는 여름잠 상태에서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도 죽지 않고 버틸 수 있대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