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닭•타조처럼 날지 못하는 새… 대신 튼튼한 다리로 시속 40㎞까지 내달린대요
입력 : 2026.08.05 03:30
오키나와뜸부기(얀바루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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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키나와뜸부기입니다. 날지 못하는 대신 튼튼한 다리로 빠르게 달린대요. /위키피디아
뜸북뜸북 하는 울음소리로 우리에게 친숙한 뜸부기는 원래 날아다닐 수 있는 새인데, 희한하게도 오키나와뜸부기는 타조나 닭처럼 날지 못합니다. 옛날에는 훨훨 날았지만, 천적이 거의 없는 숲이 우거진 외딴섬에 정착하게 되면서 비행 능력이 없어진 새들이 있어요. 인도양 모리셔스섬에 살다가 멸종된 비둘기 도도새,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키위와 카카포 앵무새 등이 그런 경우죠.
날개가 퇴화한 대신 튼튼한 두 다리로 숲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요. 오키나와뜸부기도 그런 경우예요. 일본어로는 오키나와 북부의 지역명인 '얀바루'와 뜸부기의 일본어인 '쿠이나'를 붙여서 '얀바루쿠이나'라고 부르는데요. 부리와 다리, 눈 주변은 빨갛고 가슴과 배에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된 아름다운 가로 줄무늬 깃털이 나 있어요. 몸 길이는 30㎝인데, 새의 날갯짓을 도와주는 가슴 근육은 거의 발달하지 않았지만 아주 튼튼한 다리로 숲속 빽빽한 덤불 사이를 시속 40㎞까지 내달릴 수 있어요. 다리를 보면 덩치에 비해 굵고 튼튼해 마치 타조 다리 같다는 느낌도 준답니다.
오키나와뜸부기는 '쿠루루' '쿄쿄쿄' 등 다양한 울음소리를 내는데요. 500m 밖에서 들릴 정도로 우렁차다네요. 이런 울음소리로 동족과 의사소통을 하는데, 암수가 쌍을 이루면 저녁 무렵에 번갈아 가면서 울기도 해요. 오키나와뜸부기는 낙엽과 흙더미를 파헤쳐 지렁이나 작은 벌레를 찾아 먹는데, 가장 좋아하는 건 달팽이여서 단단한 껍데기를 깨고 부드러운 속살만 빼먹죠.
이 새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보고된 것은 1981년이지만, 그 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는 날지는 못하지만 민첩하게 내달리는 산새의 존재가 알려져 있었대요. 1982년 천연기념물에 지정되면서 일본 정부가 본격적으로 보호에 나섰죠. 1980년대만 해도 1800여 마리가 야생에 살고 있었지만, 한때 700여 마리까지 숫자가 줄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죠. 외래종 육식 동물인 몽구스가 생태계 최고 포식자가 되면서 오키나와뜸부기를 마구 잡아먹었고, 로드킬로 안타깝게 죽는 경우도 잇따랐어요.
멸종을 막기 위해 일본 정부와 지역 사회가 앞장서서 생태보전센터를 만들고 인공 번식에 나섰어요. 오키나와뜸부기뿐 아니라 다른 야생 동물들의 씨를 말리던 몽구스도 대대적으로 잡아들였고요. 도로 곳곳에 새가 다니는 길목이니 주의하라는 안내판도 설치했죠. 이런 노력 끝에 지금은 다시 1500여 마리까지 늘어났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