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연이어 날아오르는 비행기가 한눈에 보이는 산… 다리 놓여 더 쉽게 찾아요

입력 : 2026.08.03 03:30

구봉산

여름철을 맞아 방문객의 발길이 급격히 늘어난 산이 있습니다. 인천 옹진군 신도에 솟은 구봉산(九峰山·179.6m)입니다. 산길을 걷는 내내 울창한 숲이 짙은 그늘을 드리워 여름날 산책하듯 걸어 오르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구봉산이 최근 들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지난달 14일 개통한 '신도평화대교' 덕분입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배에 차를 싣고 건너야 했지만, 다리가 놓이면서 언제든 차를 타고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신도·시도·모도는 이미 섬과 섬 사이에 다리가 놓여 있어 흔히 '삼 형제 섬'이라 불려 왔는데, 신도평화대교가 개통되며 세 섬 모두 육지와 연결됐습니다.

하늘에서 본 신도 구봉산입니다. 뒤쪽에 보이는 섬들은 신도와 함께 ‘삼 형제 섬’으로 불리는 시도, 모도입니다.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하늘에서 본 신도 구봉산입니다. 뒤쪽에 보이는 섬들은 신도와 함께 ‘삼 형제 섬’으로 불리는 시도, 모도입니다. /주민욱 영상미디어 기자
삼 형제 중 맏이로 여겨지는 신도는 구봉산을 품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소금을 생산하는 염전이 있어 '진염(眞鹽)'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현재 신도는 주민들의 신의가 두텁고 서로 믿고 산다는 뜻에서 '믿을 신(信)' 자를 씁니다. 둘째인 시도는 화살 시(矢) 자를 씁니다. 옛날 강화도 마니산에서 활쏘기 훈련을 하던 고려의 군사들이 바다 건너 이 섬을 과녁 삼아 활을 쏘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막내인 모도는 띠 모(茅) 자를 씁니다. 옛 어부들이 이 섬 앞바다에 그물을 던졌는데, 물고기는 잡히지 않고 풀의 일종인 '띠(茅)'만 잔뜩 걸려 나온 데서 이름이 붙었대요.

많은 이가 삼 형제 섬을 찾는데, 특히 구봉산에선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구봉산은 마치 묵묵한 사내같이 고요하고 풍성한 숲을 가만히 내어줍니다. 산길이 완만할 뿐만 아니라 산 둘레를 따라 호젓한 비포장 길이 이어져 있어 산행 코스를 다양하게 잡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사랑받는 명소는 '비행기 전망대'라는 별명을 가진 정자, '구봉정'입니다. 시야가 시원하게 탁 트인 이곳에 서면 인천국제공항에서 몇 분 간격으로 웅장하게 날아오르는 비행기와 반듯한 신도의 해안선, 그리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신도평화대교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어느 산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조망입니다.

정상부에 다다르면 키 큰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한여름 정오에도 뙤약볕을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최근 다리 개통에 맞춰 새로 정비된 전망 데크와 벤치에 앉으면 수풀 사이로 스며드는 상쾌한 바닷바람에 이마의 땀방울이 시원하게 씻겨 나간답니다.
신준범 월간 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