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무더위 속에 피는 하얀 여름꽃… 병충해 없고 도시서도 잘 자라요

입력 : 2026.07.27 03:30

나무수국

요즘 서울 광화문 거리엔 어린이 키 정도 되는 나무에 하얀색으로 핀 꽃들이 한창입니다. 전에 없던 풍경입니다. 몇 년 전 광화문 곳곳에 새 화단을 만들면서 심은 나무입니다. 바로 나무수국<사진>입니다.

나무수국은 수국·산수국과 함께 수국과의 식물로, 일본과 중국 등이 원산입니다. 수국·산수국도 화단에 많이 심지만 나무수국은 요즘 도심 화단의 대세 꽃이라 할 정도로 많이 심어 가꾸는 식물이랍니다.

김민철 기자
김민철 기자
수국은 꽃송이가 둥근 공 형태인데 나무수국은 원뿔형입니다. 꽃색도 수국은 파란색이나 붉은색인데 나무수국은 흰색이에요. 산수국은 주로 숲속이나 물가에서 자라는데, 꽃 가장자리에는 무성화, 안쪽에는 유성화가 피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무성화는 '헛꽃'이라고도 해요. 벌·나비를 불러 모으는 호객꾼 역할을 합니다. 야생의 산수국에서 유성화는 없애고 무성화만을 남겨 크고 풍성하게 만든 것이 바로 수국입니다. 그래서 수국은 씨를 맺을 수 없습니다.

나무수국도 두 종류가 있습니다. 어떤 나무에는 무성화와 유성화 두 꽃이 같이 피어 있지만 어떤 나무는 무성화만 피어 있습니다. 무성화와 유성화가 같이 핀 것이 나무수국이고, 무성화만 있는 것은 큰나무수국인데 나무수국 품종의 하나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어떻든 나무수국은 산수국, 큰나무수국은 수국과 비슷한 꽃 구조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수국은 장마철에 꽃이 피는데 나무수국은 장마가 진 다음에, 그러니까 무더위 속에 꽃이 핍니다. 꽃이 귀한 한여름에 희고 커다란 꽃이 피니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나무수국과 비슷하지만 꽃송이가 더 풍성하고 흰색 또는 분홍색 꽃이 피는 미국수국 '애나벨'도 요즘 늘어나고 있습니다.

나무수국은 광화문뿐만 아니라 경의선숲길 등은 물론 최근 조성한 아파트 단지 화단에도 거의 어김없이 들어가 있습니다. 나무수국이 정원수로 사랑받는 이유는 꽃이 드문 한여름에 시원한 흰색 계통으로 꽃이 피는 데다 꽃이 정말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꽃이 져도 꽃잎이 바로 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 겨울이면 여름의 꽃 모양 그대로 말라 있는 나무수국을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나무수국은 추운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등 전국 어디서나 잘 자라고 병충해가 거의 없어서 관리하기 쉬운 식물이라고 합니다. 정원이나 화단에 심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나무수국 꽃은 좋은 향기도 갖고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원뿔 모양으로 하얀 꽃이 핀 나무수국을 만나면 꼭 향기도 맡아보기 바랍니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