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시속 56㎞까지 달리는 900㎏ 대형 포유류… 곰?퓨마만큼 거칠대요

입력 : 2026.07.22 03:30

아메리카들소

얼마 전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어요. 손자와 함께 놀러 온 할아버지가 들소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소가 할아버지를 향해 돌진해 들이받은 거예요. 할아버지는 공중제비를 돌고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크게 다쳤죠. 공원관리소는 이 들소를 안락사시키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살려두기로 했대요.

이 동물은 '바이슨' 또는 '버펄로'라고도 불리는 아메리카들소랍니다. 다 자란 수컷은 몸길이 2.9m, 어깨높이 1.8m에 이르고 몸무게는 900㎏까지 나가요. 뿔이 돋은 커다란 머리, 짧지만 굵다란 목, 산등성이처럼 위로 불룩 솟은 등이 특징이죠. 몸의 앞부분은 덥수룩한 털로 덮여 있어요.

아메리카들소입니다. 최근 미국 공원에서 한 남성을 들이받는 일이 있었답니다. /위키피디아
아메리카들소입니다. 최근 미국 공원에서 한 남성을 들이받는 일이 있었답니다. /위키피디아
아메리카들소는 흰머리수리와 함께 미국을 상징하는 동물인데요. 법에 의해서도 미국 상징 동물로 지정돼 있답니다. 아메리카들소의 조상은 원래 아시아에 살았는데 30만~13만 년 전 아메리카로 건너왔어요. 먼 옛날 빙하기 때는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의 해수면이 낮아서 육로처럼 이동할 수 있었대요. 이 길로 들소가 건너오고, 또 들소를 사냥하러 사람들까지 따라왔는데 이들이 지금 인디언이라고 불리는 원주민의 뿌리가 됐다고 합니다. 아메리카들소는 원주민 삶의 일부였습니다. 사냥한 들소에서 고기를 얻고 가죽과 뼈 등으로는 옷과 각종 장신구를 만들었어요.

19세기 유럽계 이주민들에 의해 미국의 서부 개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들소는 마구잡이로 사냥당하게 됩니다. 멸종 직전까지 갔지만 이후 보호 조치가 이뤄지면서 숫자를 점차 회복했죠.

아메리카들소는 자연 생태계에 아주 큰 도움이 돼왔어요. 먹이인 풀이 많은 곳을 찾아서 무리 전체가 함께 이동해요. 그러면서 주기적으로 흙바닥이나 발굽으로 땅을 파 만든 움푹한 구덩이에서 뒹굴어요. 이런 행위를 '흙 목욕'이라고 해요. 흙 목욕의 목적은 여러 가지인데 우선 피를 빨아먹는 벌레를 떼어낼 수 있어요. 털갈이를 하는 봄철의 흙 목욕은 낡은 털이 빨리 빠지도록 해줍니다. 여름철 흙 목욕은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지요. 번식기 수컷은 자신의 냄새를 퍼뜨려서 암컷에게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흙구덩이에 오줌을 누고 뒹구는 흙 목욕도 한답니다. 이처럼 땅을 파고 몸을 뒹굴고, 비료 역할을 하는 오줌을 누기도 하니 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됩니다. 또 구덩이에 빗물이 고이면 곤충과 양서류, 작은 포유동물과 새 등의 생활 터전이 되고요.

위협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돌진하는 거친 성격 때문에 미국의 국립공원에서는 곰이나 퓨마 못지않게 조심해야 할 동물로 여겨집니다. 한 번 달리면 속도를 시속 56㎞까지 낼 수 있답니다. 방향도 휙휙 바꾸고, 높은 울타리도 뛰어넘으며, 헤엄도 잘 친대요. 들소의 꼬리가 바짝 올라가 있으면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