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생카? 비공굿? 이런 단어를 아시나요… 시간·공간 따라 문화도 달라진답니다
입력 : 2026.07.20 03:30
나를 발견하는 인류학 수업
청소년이 스스로를 깊이 알아가려면, 어른들이 청소년을 이해하려면 청소년 개인에만 집중해서 보면 되는 걸까요? 교육과 청소년 문화를 연구하는 문화인류학자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면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봐야 합니다. 주변을 잘 봐야 한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은 청소년이 미성숙하여 혼란을 겪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화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오세아니아의 작은 섬나라 사모아의 청소년들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흔히 말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경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구 사회의 청소년은 어른에게 강하게 통제받으면서 제한된 인간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반면 사모아의 청소년은 사회로부터 받는 통제가 약하고 훨씬 더 다양한 어른과 교류합니다. 일찍부터 어른 대접을 받고 어른 역할을 요구받는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처럼 성인이 되기 전 단계 사람들의 행동은 장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사회 구성원이 습득, 공유, 전달하는 행동 양식 등을 '문화'라고 합니다. 우리에겐 일상이고 당연한 것들이 외국인에겐 잘 이해가 안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게 한국의 수능 풍경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수능 당일 직장인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추도록 정부가 권고하고, 듣기 평가 시간엔 비행기 운행도 통제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수능은 단순히 제도나 개인적 사건에 그치지 않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 삶의 방식, 심지어는 부동산 가격까지도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독특한 '입시 문화'를 외국인이 이해하긴 쉽지 않습니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는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에 맞춰 행사를 여는 카페를 말하는 '생카', 비공식적으로 팬들이 제작한 굿즈(기념품)를 말하는 '비공굿'이란 표현도 많이 씁니다. 이런 행동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이미 젊은 층 사이에서는 활발하게 퍼져 있는 대중문화입니다.
정리하자면 문화는 공간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며, 고정불변한 기준으로 다른 문화를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관점을 문화 상대주의라고 하지요.
문화인류학자는 문화 상대주의자입니다. 문화인류학은 다양한 위치성을 인정하면서 인간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학문입니다. 위치성이란 성(性), 인종, 계층, 국적, 나이, 삶의 경험 등 다양한 정체성에 따른 한 개인의 위치입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위치를 상상하고 이해해야 진정한 대화가 이뤄집니다. 사람을 둘러싼 주변, 관계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는 거지요. 청소년과 어른이 나란히 이런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서로를 더 이해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