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주걱 같은 부리로 물 휘휘 저으며 사냥… '저어새' 이름 붙은 이유래요
입력 : 2026.07.15 03:30
저어새
이 부리를 벌리고 수심이 깊지 않은 곳에서 좌우로 휘휘 저으며 빠르게 훑고 다니다가 물고기·개구리·지렁이 등 먹잇감이 닿으면 부리를 딱 닫는 방법으로 사냥해요. 저어새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산스러울 수가 없답니다. 저어새처럼 얕은 물에서 먹잇감을 구하는 물새들을 통틀어 섭금류(涉禽類)라고 해요. 섭금류의 특징은 저마다 사냥 방법에 특화된 부리를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가령 따오기는 기다랗게 휜 부리를 활용해서 미꾸라지나 수생 곤충을 잡죠. 홍학은 짧고 구부러진 부리로 바닥을 긁듯이 훑으며 작은 수중동물을 걸러 먹고요.
저어새의 부리가 그중에서도 특이한 것은 부리 위쪽에 주름이 잡혀 있다는 건데요. 이 주름은 개체마다 형태가 제각각이어서 사람으로 치면 지문 역할을 한대요. 저어새의 부리는 여느 새에 비해 촉각도 아주 뛰어나서 날이 흐려 시야가 좋지 않을 때도 사냥하는 데 문제가 없대요. 저어새는 전 세계적으로 여섯 종 정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어새와 노랑부리저어새 두 종류를 볼 수 있어요. 비슷한 생김새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저어새는 전체적으로 흰색인데 부리와 얼굴은 새까맣고 번식철이 되면 가슴팍과 머리 뒤 깃털이 노란색으로 바뀐답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저어새와 거의 비슷한데 부리 끝이 노란색이고요. 아프리카의 저어새는 온몸의 새하얀 깃털 색이 저어새·노랑부리저어새와 비슷한데 눈 주변만 새빨갛답니다.
우리나라에서 잠시 겨울을 나는 노랑부리저어새와 달리 저어새는 짝을 짓고 새끼까지 친답니다. 매년 4~7월 서해안의 무인도와 강화도·영종도·안산·화성 등의 갯벌과 간척지에서 번식해요. 전 세계 저어새 무리의 90%가 이곳에서 번식한다고 하니, 서해안은 저어새의 고향인 셈이죠. 많게는 네 개까지 알을 낳는데요. 25~26일 정도 있다가 부화한 뒤 40일 가량 부모새의 보살핌을 받아요.
한때 300마리까지 숫자가 줄어 멸종 위기에 처했던 저어새 숫자는 국제적인 보전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지금은 6600마리까지 불어났어요. 하지만 갯벌과 습지가 훼손되고, 너구리·길고양이 등이 둥지를 습격해 알과 새끼를 사냥하는 일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