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목숨 잃을 뻔한 딸 살려준 은혜… 적국 장수 넘어지게 풀 묶어 갚았어요

입력 : 2026.07.14 03:30

결초보은

結 草 報 恩

[뉴스 고사성어] 목숨 잃을 뻔한 딸 살려준 은혜… 적국 장수 넘어지게 풀 묶어 갚았어요
다가오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입니다. 1953년 7월 27일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국토를 황폐화한 6·25전쟁의 정전협정이 체결됐는데요. 전쟁 당시 대한민국은 외국 사람들에게 이름조차 낯설었던 나라였어요. 그런데도 세계 16국이 전투병을 보냈고, 많은 나라들이 의료, 물자 지원을 했습니다.

이들의 희생 덕에 폐허 위에서 다시 일어나 경제 강국으로 나아가게 된 대한민국은 2013년, 유엔군의 헌신을 기리고자 7월 27일을 국가기념일인 유엔군 참전의 날로 삼았습니다. 매년 각국의 참전 용사와 후손들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어요. 정부는 "우리는 은혜를 갚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도 말합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결초보은'입니다.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라는 뜻이지요. 이 말의 유래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진(晉)나라 사람 위무자에게는 사랑하는 첩이 있었어요. 위무자는 병에 걸리자 아들 위과에게 이런 유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죽거든 첩을 재혼시키거라." 그런데 병이 더 위독해진 뒤엔 "내가 죽거든 첩을 나와 같이 순장(산 사람을 같이 묻음)시켜라"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유언을 남긴 셈이죠.

아들 위과는 고민 끝에 '위독할 때보다 정신이 맑았을 때의 유언이 믿을 만하다'는 생각에 첫 유언을 따랐습니다. 첩은 자칫 산 채로 땅속에 파묻힐 수도 있었지만 위과의 결정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렇게 둘은 서로 잊고 각자 인생을 살아갔습니다.

세월이 흐른 뒤, 진(秦·위에 나온 진나라와 달라요) 나라가 쳐들어와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위과는 장군으로 나서 적국의 명장 두회와 겨뤘습니다. 그런데 두회가 갑자기 휘청하더니 넘어지게 됩니다. 위과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두회를 사로잡았고 결국 승리했습니다.

그날 밤 위과의 꿈에 처음 보는 백발의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노인은 이렇게 말했어요. "나는 그대가 풀어준 첩의 아버지입니다. 내 딸을 순장시키지 않고 풀어줘서 고맙습니다. 딸의 은혜를 갚으려고 내가 풀을 묶어두었습니다. 적국 장군 두회가 걸려서 넘어지게 하려고요." 노인은 위과가 딸을 살려준 은혜를 세월이 지나서라도 갚으려 풀을 묶은 것이었습니다. 여기에서 결초보은이라는 말이 생겨났답니다.

살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은혜는 받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갚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오랜 기간 은혜를 잊지 않고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랍니다.


채미현 박사·'상식 밖의 고사성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