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진짜 주식 대신 '보관증'으로 거래… 해외 투자금 모으는 방법 중 하나예요

입력 : 2026.07.09 03:30

ADR

[생활 속 경제] 진짜 주식 대신 '보관증'으로 거래… 해외 투자금 모으는 방법 중 하나예요
Q.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ADR 상장을 한다는 뉴스를 봤어요. ADR이 도대체 뭔가요?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내일(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ADR'을 상장한다고 해요.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새 주식을 최대 1779만주 찍어 내서, 무려 43조원을 끌어모을 계획이거든요. 외국 언론 로이터는 "예전에 중국 알리바바가 미국에서 모은 218억달러(약 33조원)를 뛰어넘는 규모가 될 수도 있다"고 했을 정도예요. 도대체 'ADR'이 뭐길래 이렇게 시끌시끌한 걸까요?

ADR은 'American Depositary Receipt'의 약자로, 우리말로 풀면 '미국 예탁 증서'예요. 쉽게 말해 누군가 주식을 맡고, 보관증이 만들어지는 개념입니다. '이 증서를 가진 사람은 금고 속 SK하이닉스 주식의 주인이에요'라는 의미의 보관증이 바로 ADR인 거죠. 미국 투자자들은 이 보관증을 나스닥에서 미국 주식과 같이 편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 주식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건 아닙니다. 진짜 주식은 한국에 그대로 보관(한국예탁결제원이 맡아요) 되고, 미국의 큰 은행(이번엔 씨티은행이에요)이 보관증을 발행해 줍니다. 물건은 보관함에 그대로 있는 셈이죠.

그럼 SK하이닉스는 이렇게 모은 43조원을 어디에 쓸까요? 전부 공장과 장비에 투자한다고 해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반도체 회사들은 공장을 더 많이 지으려 하고, 그러려면 큰돈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왜 굳이 이 돈을 미국까지 가서 구할까요? 한국에서 구하면 안 되는 걸까요? 미국 시장에 들어가면 큰 투자 기관들이 SK하이닉스 주식을 훨씬 쉽게 살 수 있어요.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몸값(기업 가치)도 다시 평가받게 되죠. 이런 기대감으로 최근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삼성전자는 약 25년 7개월 동안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지난달 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한 것이죠. 이후 두 회사는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답니다.

하지만 ADR 상장에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에요. SK하이닉스는 이번에 주식을 새로 찍어내요. 피자에 비유해 볼게요. 친구 4명이 피자 한 판을 나눠 먹으면 각자 4분의 1조각이에요. 그런데 친구 2명이 더 와서 6명이 나누면 내 몫은 6분의 1로 줄어들죠. 이렇게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몫이 작아지는 걸 '주식 가치 희석'이라고 해요.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는 당장 내 몫이 작아지는 것처럼 보여 걱정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온 친구들이 많은 돈을 들고 와서 피자를 몇 판 더 시켜준다면, 결국 모두가 더 많은 피자를 먹게 될 수도 있어요. 43조원으로 공장을 지어 반도체를 더 많이 판다면 기존 주주들에게도 결국 큰 이익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죠. 이번 ADR 상장으로 어떤 일이 생겨날지, 기사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김나영 양정중 교사·경제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