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꼭 읽어야하는 고전] 진정한 거울은 나의 잘못도 비춰줘요… 듣기 싫은 말도 들을 용기 필요하답니다
입력 : 2026.07.09 03:30
정관정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불리한 이야기를 피하고 싶어 합니다. 칭찬은 오래 듣고 싶지만, 비판은 짧게 듣고 싶지요. 권력을 가진 사람은 더 그렇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먼저 눈치를 보기 때문입니다. 틀렸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사라지고 듣기 좋은 말만 남습니다. 그래서 권력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현실과 멀어집니다.
중국 당나라 제2대 황제 태종 이세민(598~649)이 신하들과 나눈 정치 문답을 엮은 기록 '정관정요'는 그러한 위험을 경계하는 책입니다. '정관'은 당태종이 나라를 다스리던 시기의 연호이고, '정요'는 정치에서 중요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책은 군주의 마음가짐, 현명한 신하를 쓰는 법, 그리고 '바른말을 듣는 태도'에 대해 다룹니다.
당태종은 형제들을 제거하고 황제가 됐습니다. 그렇게 얻은 권력이었기 때문에 마음 편한 날이 없었지요. 정치를 잘해 나라를 안정시키면 위대한 황제로 기억되겠지만,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후세 사람들은 그를 권력을 위해 가족을 죽인 사람으로만 기억할 터였습니다. 그 때문에 당태종에게 좋은 통치는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일이었습니다.
태종은 자신과 맞섰던 형 밑에서 참모로 일하던 위징을 가까이 두었습니다. 위징은 윗사람에게 옳지 못하거나 잘못된 일을 고치도록 하는 말인 '간언'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태종은 신하들에게 왜 조정에서 바른말이 나오지 않는지 묻습니다. 그러자 위징은 사람들이 침묵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성격이 약한 사람은 충직해도 말하지 못하고, 관계가 먼 사람은 신임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자기 이익을 따지는 사람은 손해를 볼까 봐 입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군주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조정에는 결국 침묵과 고개 끄덕임만 남는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바른말을 하는 것은 지금도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학교, 회사, 사회 어디에서나 모두가 이상하다고 느끼지만 아무도 먼저 말하지 않는 일이 벌어집니다. 관계가 어색해질까 봐 입을 다물고, 괜히 손해 볼까 봐 침묵합니다. 하지만 틀린 판단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것을 바로잡을 말이 사라지는 일입니다. 누구도 말하지 않으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일이 생깁니다.
당태종은 위징이 세상을 떠났을 때 슬퍼하며, 위징을 거울에 빗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옷차림을 단정히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 삼으면 나라가 흥하고 망한 까닭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잘잘못을 알 수 있다." 가장 귀한 거울은 나를 멋지게 비춰주는 거울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비뚤어졌는지 알려주는 거울입니다. 우리가 바른말을 할 실력과 용기를 갖추고 있는지, 듣기 싫은 말도 들을 준비가 돼 있는지. '정관정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