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뇌·심장 다쳐도 다시 자라는 양서류… 멕시코 50페소 지폐에 그려져 있대요

입력 : 2026.07.08 03:30

아홀로틀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중 한 곳인 멕시코의 대회 마스코트는 맹수 재규어입니다. 그런데 현지인들이 애정을 쏟은 또 다른 동물이 있습니다. 거리 벽 곳곳에 그려질 정도죠. 마치 마스코트처럼 큰 인기를 끈 이 동물은 바로 '아홀로틀(멕시코 도롱뇽)'입니다. 멕시코에서만 야생에서 볼 수 있는데, 생김새도 만화 캐릭터처럼 독특하지요.

몸길이 30㎝까지 자라는 아홀로틀은 넓고 납작한 몸에 커다란 머리와 웃는 듯한 입매를 지녔어요. 특히 머리 주변의 양옆으로 돋아 있는 세 쌍의 겉아가미가 돋보입니다. 사자의 갈기 같기도 하고 새의 깃털 같기도 한 겉아가미는 대부분 양서류가 알에서 부화할 때 갖고 있지만, 자라나는 과정에서 없어진답니다. 개구리와 일반적인 도롱뇽이 그렇답니다. 그런데 아홀로틀의 경우 알에서 부화할 때 달고 있던 겉아가미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올챙이와 빼닮은 꼬리도 그대로지요.

깜찍한 생김새의 아홀로틀. 동물원과 수족관에선 볼 수 있지만, 야생에선 멸종 위기예요. /위키피디아
깜찍한 생김새의 아홀로틀. 동물원과 수족관에선 볼 수 있지만, 야생에선 멸종 위기예요. /위키피디아
멕시코 50페소 지폐입니다. 아홀로틀이 그려져 있어요. /국제화폐협회
멕시코 50페소 지폐입니다. 아홀로틀이 그려져 있어요. /국제화폐협회
녀석들이 살아가는 곳은 호수나 연못·저수지·습지 같은 곳이에요. 먼 옛날 아홀로틀의 조상들은 서식지 조건에 따라 어른으로 탈바꿈하면 뭍으로 올라가기도 했고, 평생을 물속에서 살아가기도 했어요. 후자의 삶을 택한 녀석들이 지금의 아홀로틀이 된 거예요. 이렇게 어린 시절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아홀로틀에게는 '양서류계의 피터팬'이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생겼답니다.

아홀로틀에게는 다른 동물에게 없는 신비롭고 놀라운 재생 능력이 있답니다. 네 다리는 물론이고 뼈·허파·심장·뇌·피부·근육 등 거의 모든 신체 조직과 기관이 훼손돼도 시간이 지나면 복원됩니다. 이 때문에 의학·생명과학에서 아홀로틀은 중요한 연구 대상이랍니다.

아홀로틀은 과거에 멕시코의 여러 호수에 살고 있었지만,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된 데다 홍수 방지를 위해 물을 빼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서식지가 빠르게 사라졌어요. 야생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반려동물로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널리 보급되면서 전 세계 동물원과 수족관에서 볼 수 있게 됐죠. 아홀로틀의 색깔은 회색·분홍색·얼룩무늬·금색 등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특히 분홍색 아홀로틀이 인기랍니다. 그래서 분홍색 아홀로틀끼리 인위적으로 교배가 많이 이뤄져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도 있대요.

아홀로틀은 무서운 사냥꾼이기도 해요. 작은 물고기·올챙이·곤충 등을 진공청소기처럼 입속으로 빨아들여 삼키죠. 아홀로틀이 멕시코를 대표하는 동물로 널리 알려지며, 멕시코 정부는 2021년 새로 발행한 50페소(약 4370원) 지폐 도안에 아홀로틀의 모습을 넣었답니다. 이 지폐는 그해 국제은행권협회가 세계 화폐 중 가장 빼어난 디자인의 화폐에 주는 '올해의 지폐' 상을 받았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