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폭우내렸다 햇볕 쨍쨍… 지구온난화에 '장마' 변했죠
입력 : 2026.07.07 03:30
장마와 기후변화
윤흥길의 소설 '장마'(1973)는 6·25전쟁으로 갈라진 가족의 상처와 화해를 오랜 기간 지속된 장마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입니다. '어쩌다 한나절씩 빗발을 긋는 것으로 하늘은 잠시 선심을 쓰는 척했다' 같은 표현으로 오랜 기간 비가 이어지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장마를 '여름철 쉬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비'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이랬던 장마가 달라졌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결국 달라진 장마의 모습에 과학자들은 2년 넘게 고민한 끝에 '장마'라는 용어의 뜻을 다듬기도 했답니다. 뭐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리고 요즘 하늘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장마, 두 공기 덩어리의 줄다리기
하늘에는 성격이 서로 다른 커다란 공기 덩어리들이 떠다녀요. 남쪽에서 올라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따뜻하고 수증기를 많이 갖고 있지요. 반대로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차갑고 건조합니다. 이렇게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만나면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힘겨루기, 즉 치열한 몸싸움을 해요. 마치 운동회에서 줄다리기할 때처럼, 팽팽하게 맞서며 한곳에 오래 머무를 때도 있지만 서서히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싸움의 경계에서 생기는 비구름의 자리를 '정체전선'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선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흔히 '장마전선'이라고도 부르죠. 사실 장마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에요. 중국과 일본에서도 내리는데 각각 '메이유', '바이우'라고 합니다. 둘 다 한자는 '梅雨(매우)'를 써요. '梅'는 '매실나무'라는 뜻으로,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무렵(5~6월)에 내리는 비라는 의미예요.
그러다 중국, 일본 남부에 있던 정체전선이 서서히 한반도로 올라오면서 우리나라도 장마 영향권에 듭니다. 30년 평균을 내보면 제주도에선 6월 19일에, 남부 지방에서는 6월 23일에 장마가 시작됐어요. 중부 지방은 그보다 늦은 6월 25일이고요. 서로 싸우는 두 공기 덩어리가 서서히 위로 움직이면서 우리나라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거죠. 그러다 정체전선이 더 올라가 7월 26일쯤 되면 중부 지방에서 장마가 끝났어요. 전국적으로 장마 기간은 약 32일이었습니다. 물론 이 기간에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비를 뿌리기도 하고, 뜨거운 공기가 갑자기 위로 쑥 솟구치면서 구름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공기 덩어리 간의 세력 다툼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것이 비의 주된 원인입니다.
이랬던 장마가 달라졌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결국 달라진 장마의 모습에 과학자들은 2년 넘게 고민한 끝에 '장마'라는 용어의 뜻을 다듬기도 했답니다. 뭐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그리고 요즘 하늘에선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장마, 두 공기 덩어리의 줄다리기
하늘에는 성격이 서로 다른 커다란 공기 덩어리들이 떠다녀요. 남쪽에서 올라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따뜻하고 수증기를 많이 갖고 있지요. 반대로 북쪽에서 내려오는 공기는 차갑고 건조합니다. 이렇게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만나면 서로 밀리지 않으려고 힘겨루기, 즉 치열한 몸싸움을 해요. 마치 운동회에서 줄다리기할 때처럼, 팽팽하게 맞서며 한곳에 오래 머무를 때도 있지만 서서히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싸움의 경계에서 생기는 비구름의 자리를 '정체전선'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선 오랜 기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흔히 '장마전선'이라고도 부르죠. 사실 장마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은 아니에요. 중국과 일본에서도 내리는데 각각 '메이유', '바이우'라고 합니다. 둘 다 한자는 '梅雨(매우)'를 써요. '梅'는 '매실나무'라는 뜻으로,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무렵(5~6월)에 내리는 비라는 의미예요.
그러다 중국, 일본 남부에 있던 정체전선이 서서히 한반도로 올라오면서 우리나라도 장마 영향권에 듭니다. 30년 평균을 내보면 제주도에선 6월 19일에, 남부 지방에서는 6월 23일에 장마가 시작됐어요. 중부 지방은 그보다 늦은 6월 25일이고요. 서로 싸우는 두 공기 덩어리가 서서히 위로 움직이면서 우리나라에서 장마가 시작되는 거죠. 그러다 정체전선이 더 올라가 7월 26일쯤 되면 중부 지방에서 장마가 끝났어요. 전국적으로 장마 기간은 약 32일이었습니다. 물론 이 기간에 저기압이 지나가면서 비를 뿌리기도 하고, 뜨거운 공기가 갑자기 위로 쑥 솟구치면서 구름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비가 내립니다. 그래도 공기 덩어리 간의 세력 다툼이 오랜 기간 이어지는 것이 비의 주된 원인입니다.
그런데 요즘 장마는 모습이 다릅니다. 작년 여름이 딱 그랬어요. 7월 초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았는데, 7월 17일부터 20일 사이에는 갑자기 어마어마한 비가 쏟아졌어요. 광주에는 7월 17일 하루에만 426㎜가 넘는 비가 내려 1939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하루 강수량으로 역대 최고치였어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비가 한 번 내릴 때 양동이로 들이붓듯 짧고 세차게 쏟아지는 형태의 '집중호우'가 늘어난 겁니다.
그 원인으론 지구온난화가 꼽혀요. 땅은 물론 바다의 온도도 상승하면서 비구름의 에너지원이 되는 수증기를 더 많이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충남 서산의 사례를 한번 볼게요. 작년 장마 기간 총 강수량은 674.3㎜로 5년 전인 2020년(777.4㎜)처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5년 전엔 32일에 걸쳐 내린 반면, 작년 장마 기간 강수 일수는 14일에 그쳤습니다. 적은 일수 동안 집중적으로 비가 내렸다는 거예요.
장마, 장마철, 장맛비로 나눠 불러요
이처럼 요즘 장마 기간에 비가 오는 날은 해마다 들쭉날쭉해요. 비가 멈춘 기간엔 한여름 같은 무더위가 길게 이어져 '장마철 맞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이제는 장마철을 '여름 내내 주룩주룩 비만 오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용어의 의미를 새롭게 마련했어요. 원래 장마란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를 뜻했는데요. 지난 6월 5일 한국기상학회는 '장마'를 '장마', '장마철', '장맛비'로 셋으로 나눠서 부르기로 했어요. 과학자들이 2년 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예요. 날씨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니, 그에 맞춰 뜻도 또렷하게 다듬은 거죠. 우선 '장마'는 '여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비가 내리는 '모습'에 주목하는 겁니다. 또 '장마철'은 여름철 서로 다른 공기 덩어리 사이에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다량의 강수가 한반도에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을 뜻합니다. 그리고 '장맛비'는 장마철에 내리는 비라고 정리했어요. 원래 현상, 날씨, 비 등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던 '장마'를 세분화한 셈입니다.
장마철이라고 해서 그 기간 매일 비가 쏟아지는 건 아닙니다. 비가 오는 날, 아예 안 오는 날, 심지어 푹푹 찌는 무더위가 나타나는 날도 모두 장마철에 들어간답니다. 다양한 날씨가 한데 섞인 기간인 거죠. 이번 장마철에는 하늘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일기예보를 보며 관심 있게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