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115조원 모은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 400년 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제도죠

입력 : 2026.06.25 03:30

IPO

Q.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우주 발사체 개발 기업 스페이스X가 역대 최대 규모로 기업공개(IPO)를 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무려 750억달러(약 115조원)나 되는 투자금이 전 세계에서 모였다고 하는데요. 기업공개가 무엇인가요?

기업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회사의 주식은 보통 창업자나 주요 임원, 소수 투자자만 가지고 있어요. 초기 기업의 경우 정보가 외부에 알려져 있지 않고, 주식도 아무나 사고팔 수 없습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성장해 큰 투자가 필요한 시기가 오면, 기업은 IPO에 나섭니다.

12일 스페이스X 관계자들이 회사 기업공개(IPO) 기념 행사에서 기뻐하는 모습입니다. /AFP 연합뉴스
12일 스페이스X 관계자들이 회사 기업공개(IPO) 기념 행사에서 기뻐하는 모습입니다. /AFP 연합뉴스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자신을 일반인에게 처음 선보이는 일입니다. 감독 기관의 심사를 거쳐 회사의 사업 내용을 정리한 자료를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합니다. 일반인들은 그 자료를 보고 공개 모집에 참여해 주주가 될 수 있죠. IPO를 '상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IPO를 하면 기업의 주식이 증권 거래소에 신규 종목으로 등록되기 때문입니다. 이때부터 누구나 기업의 주식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요. 쉽게 말하면 '비공개'였던 회사가 '공개' 상태가 되는 거랍니다.

기업은 왜 IPO를 할까요? 사업을 키우려면 인재를 뽑고, 연구하고, 공장을 짓기 위해 막대한 돈이 필요해요.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십시일반으로 투자를 받을 수 있다면, 큰돈을 비교적 쉽게 모을 수 있죠. 이번 스페이스X도 IPO를 통해 마련한 돈으로 로켓, 위성 통신, 인공지능 등 첨단 사업을 키우겠다고 밝혔어요.

IPO를 하면 초창기부터 기업을 키운 사람들이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어요. 기업이 비공개 상태일 때부터 보유한 주식 가치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으로 재평가받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세계 최초로 조만장자(재산이 1조달러가 넘는 부자)로 올라섰어요.

주식을 발행해 다수로부터 자본을 모으는 방법은 누가 처음 시도했을까요? 바로 1602년 설립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입니다. 당시 유럽인들은 새로운 바닷길을 개척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대형 선박을 건조하고 선원을 고용하려면 천문학적 비용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항해 도중 해적이나 풍랑 등으로 배가 돌아오지 못하면 돈을 모두 날려야 했고요. 네덜란드 상인들은 주식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어요. 동인도회사를 세운 뒤 주식을 발행해 거대 자본을 마련하고, 여러 배를 함께 운영해 위험을 분산한 거죠.

기업 공개의 역사가 시작된 지 4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인류는 새로운 모험에 뛰어들었어요. 스페이스X와 같은 민간 기업 중심으로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죠. 과거 지구 안에서 새로운 바닷길을 개척하기 위해 탄생한 주식이 지금은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한 자본을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랍니다.

연유진 '기술이 바꾼 일상의 역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