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2000개 넘는 커리처럼 다양한 인도… 새 문화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나라죠
입력 : 2026.06.22 03:30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입니다. 약 14억7700만명으로 중국(14억1300만명)보다 많습니다. 인도는 국내총생산(GDP) 세계 6위이며, 매년 7%를 넘는 경제성장률을 보입니다. 인도를 인구 대국, 경제 대국이라 일컫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런 인도에 대해 잘 모르는 게 많습니다. 흔히 인도 음식이라고 하면 카레를 먼저 떠올리죠. 그러나 인도 현지에서 인도 역사를 연구한 저자는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고 말합니다. 카레는 영어로 '커리(curry)'라고 하는데요. 커리는 향신료가 여럿 들어간 인도 음식을 일컫는 말로, 채소, 고기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져 그 종류만 2000개가 넘는다고 하죠. 인도의 음식이 영국,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이기에 우리가 먹는 카레는 인도의 커리와 많이 다르답니다.
인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인데요. 책은 커리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진 인도를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인도는 인구가 많은 만큼 힌두교, 이슬람교, 불교, 기독교, 시크교, 조로아스터교 등 수많은 종교가 있고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합니다. 인도에 새로 들어온 종교나 문화가 곧 인도의 일부가 되는 일이 역사에서 반복돼 왔습니다. 저자는 인도를 무엇이든 흡수하는 '스펀지'라고 묘사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뿌리를 내린 민주주의는 오늘날 인도를 설명하는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로 불리죠. 단 한 번도 군사 쿠데타를 겪지 않았습니다. 물론 인도에서도 정치적 잡음이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종교, 문화가 제각각인 수많은 사람들이 표를 행사하는 모습을 두고 세계에선 '경이롭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인도인들은 스스로 민주주의에 대한 자부심도 큽니다.
그러면서도 타고난 신분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는 '카스트 제도'의 영향이 강합니다. 낮은 계급이어도 똑같은 한 표를 행사하는 민주주의에서 정치인들이 하층 계급에 대한 특혜를 늘려왔습니다. 이 때문에 능력이 뛰어나지만 하층 카스트 우대 정책으로 상층 카스트에선 '역차별'이라는 말도 많죠. 이처럼 외부의 제도를 가져오는 상황에서 내부의 제도와 엉키면서 다양한 소리가 나오는 것, 인도의 모습입니다.
인도엔 현대적인 제철소가 있으면서 동시에 구식 대장간도 있습니다. 도시엔 최신식 고층 건물이 있지만 근처엔 낡고 오래된 토담집도 많죠. 사람이 많은 만큼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과 전통을 지키려는 소리가 모두 나옵니다. 저자는 이런 다양성에 주목합니다. 모든 게 느린 것 같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움직이는 인도. 문화가 뒤섞여 '천의 얼굴'을 가진 인도. 책은 인도를 이해하는 '입문서'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