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돈 배로 불리는 '투자 지렛대'… 주가 오르내리면 손해커지는 구조죠

입력 : 2026.06.11 03:30

레버리지 ETF

Q. 얼마 전 뉴스를 보니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라는 주식 상품이 나왔대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사고팔았는지 벌써 10조원 넘게 거래됐다고 하더라고요. ETF는 일반 주식 상품과 뭐가 다르고, 레버리지 ETF는 무엇인가요?

A. 먼저 'ETF'가 뭔지 알아볼까요? 쉽게 생각하면 '바구니'입니다. 주식을 산다는 건 어떤 회사의 작은 주인이 되는 건데, 한 회사에만 돈을 몰아넣으면 그 회사가 휘청일 때 주식을 산 사람도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수십~수백 회사의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 놓고, 그 바구니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게 바로 ETF예요. 이렇게 하면 한 회사 주식을 샀을 때보다 위험을 낮출 수 있죠. 비유하자면 햄·단무지·시금치 등 많은 재료가 들어간 김밥을 먹는 것과 같아요. 이 경우 재료 하나가 좀 별로여도 전체 맛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요.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그런데 지난달 27일 새로 나온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는 조금 이상해요. 바구니라더니 안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중 한 회사만 들어 있거든요.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 주식을 2주 사는 것과는 다릅니다. 삼성전자 2주를 사려면 돈이 2배 필요하지만, 2배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1% 오를 때 2% 오르도록 설계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이 회사 주식으로 더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 마음을 노려 한 회사만으로 2배를 벌 수 있는 바구니를 만든 거예요. 김밥처럼 여러 재료를 섞어 위험을 나눈 게 아니라, 햄만 잔뜩 넣고 그 맛을 2배로 키운 셈이죠.

여기서 '레버리지(leverage)'라는 건 영어로 '지렛대의 힘'이라는 뜻이에요. 작은 힘으로도 무거운 돌을 번쩍 들어 올리는 그 지렛대죠. 투자에서는 내 돈의 움직임을 뻥튀기한다는 의미로 써요. '2배 레버리지'라면, 그 회사 주식이 하루에 10% 오르면 내 돈은 20% 오르고, 10% 내리면 20% 내려요.

처음 100만원이었던 가격이 하루 10% 올랐다가, 다음 날 다시 10% 내렸다고 해봐요. 제자리인 100만원이 되어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100만원에서 10% 오르면 110만원이 되는데, 여기서 10%(11만원)가 내려가면 99만원이 돼요. 1만원 손해죠. 그런데 2배 레버리지는 20%씩 움직이니까, 100만원이 120만원이 됐다가, 120만원의 20%(24만원)가 내려 96만원이 됩니다. 4만원이 사라진 거예요. 이렇게 오르락내리락 출렁이는 장이 길어질수록 돈이 야금야금 사라지는 현상을 '음의 복리 효과'라고 불러요.

사람들은 2배를 버는 장면을 먼저 떠올리고, 반대로 잃는 모습은 잘 생각하지 않곤 해요. 그래서일까요? 이 상품은 아무나 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정해진 교육을 2시간이나 들어야 하고, 계좌에 최소 1000만원이 있어야 해요. 나라에서 "위험할 수 있으니 충분히 알고 사라"며 제도적으로 마련한 거랍니다. 
김나영 양정중 교사·경제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