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푸른 혀'는 천적 경고용 무기… 호주 옛날 이야기에선 마법사로 등장한대요
입력 : 2026.06.03 03:30
푸른혀도마뱀
얼마 전 태국 한 공항에서 야생에서 불법으로 포획한 파충류들을 가방에 넣어 비행기를 타려던 사람이 적발됐어요. 보호 시설로 옮겨진 파충류 중에는 푸른혀도마뱀<사진> 100마리도 있었죠. 호주 등에서 빼돌린 푸른혀도마뱀을 판매하려다 경유지인 태국 공항에서 들통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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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버피 자연사 박물관
몸통은 갈색·회색·검은색 등으로 이뤄진 얼룩무늬인데, 혀만 푸르스름하답니다. 이 혀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수단이에요. 푸른혀도마뱀은 곤충·지렁이·달팽이·과일·열매 등을 먹는 잡식성인데요. 여우·독수리·매·뱀·왕도마뱀 등이 천적이에요.
이 녀석들은 천적이 접근해 위협을 느끼면 우선 몸을 최대한 부풀려 자신을 더 크게 보이게 해요. 그러면서 동시에 입을 크게 벌리고 쉭쉭 소리를 내다가 마지막에 파란색 혀를 최대한 길게 쑥 내밉니다. "나는 아주 위험하니까 잡아먹을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고 경고하는 거예요. 몸속에 독을 품고 있는 개구리·물고기·애벌레 중에는 일부러 화려한 몸 색깔로 천적에게 잡아먹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몸 색깔을 '경계색'이라고 하죠. 푸른혀도마뱀의 혀도 일종의 경계색이라고 할 수 있어요. 푸른혀도마뱀에겐 실제 독은 없는데, 혀를 통해 아주 기발한 속임수를 쓰는 거죠.
이들이 혀를 내미는 건 여러 천적 중에서도 새를 겨냥한 측면이 크대요. 녀석들 혀는 자외선을 강력하게 반사하는데 사람과 달리 새들은 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어서 도마뱀 혀의 파란색이 더 강렬하고 자극적으로 느껴진다는 거죠. 특히 공중에서 습격하는 새들은 한 번 멈칫해서 동작이 흐트러지면 다시 공격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최근 일부 과학자들은 녀석들이 혀를 내미는 것이 동족 간 의사소통하는 기능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기도 했어요. 푸른혀도마뱀은 대부분 번식할 때 알을 낳지 않고 어미 몸속에서 부화시킨 다음에 몸 밖으로 내보내는 난태생입니다. 한배에 보통 10~15마리씩 낳아요. 뱀이나 도마뱀 중에는 난태생으로 번식하는 종류가 일부 있는데, 알이 부화 전까지 방치되는 것보다 생존율이 더 높다고 해요.
푸른혀도마뱀은 캥거루·코알라·오리너구리 등과 함께 호주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토착 동물로 여겨진답니다. 호주 원주민 사이 전해내려오는 옛날 이야기에는 푸른혀도마뱀이 현명한 어르신이나 놀라운 힘을 가진 마법사로 등장한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