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얼음 녹지 않는 보온병의 비밀, '진공 상태'에 있어요

입력 : 2026.06.02 03:30

물통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에요. 일부 지자체에서는 환경의 날 행사를 열고 텀블러 등 개인 물병을 가져오는 시민에게 지역 화폐나 무료 음료를 제공하기로 했대요.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죠. 요즘은 다양한 디자인의 텀블러가 출시되면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개성을 나타내는 도구로 여겨지기도 해요.

먼 옛날에는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물과 음료를 보관했어요. 휴대용으로 가져 다니는 액체는 대나무 통, 동물 가죽으로 만든 주머니, 호리병 모양의 조롱박 등을 사용했답니다. 자연에서 유래한 물통은 만들기는 쉬웠지만, 액체에 냄새가 밸 수 있거나 밀폐가 어렵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죠. 유리 공예 기술이 발달한 후에는 튼튼한 유리병에 등나무 줄기를 엮어 바구니를 만들어 유리병을 보호한 물병도 등장했어요.

제임스 듀어가 두 겹의 벽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보온이 가능하게 만든 용기예요. 보온병의 원형이 됐습니다. /위키피디아
제임스 듀어가 두 겹의 벽 사이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보온이 가능하게 만든 용기예요. 보온병의 원형이 됐습니다. /위키피디아
유리가 액체를 휴대하기에 좋은 이유가 하나 더 밝혀집니다. 바로 유리를 이용해서 보온을 할 수 있었거든요. 영국 왕립 연구소 소속 화학자 제임스 듀어는 물체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찾고 있었어요. 그는 용기 벽을 두 겹으로 만들고 그 사이 공기를 빼내 진공 상태로 만들면 용기 내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렇게 1892년 진공 상태를 이용한 보온 방식을 발명했지만, 이 방법에 대한 특허는 내지 않았죠.

다른 사람들이 유리 등 재료를 활용해 이 방법에 도전했고, 1904년 독일의 한 사업가가 이를 상업화했습니다. 그 사업가가 만든 회사는 지금도 보온병으로 유명한 써모스(Thermos)예요. 유리병에 액체를 담고, 유리병을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보호하여 그 사이를 진공으로 만드는 방식이죠. 이런 보온병의 단점은 강한 충격을 받아 내부 유리가 깨지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이후 또 다른 신소재가 발명되면서 잘 깨지지 않는 진공 보온병이 등장합니다. 1913년 영국의 금속공학자인 해리 브리얼리는 금속이 녹스는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소재를 발명했는데요. 그것이 바로 스테인리스강입니다. 이 합금은 다른 강철과 달리 녹슬지 않았죠. 그리고 같은 해 미국의 전기 기술자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는 이 스테인리스강으로 보온병을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냈어요. 발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 소재를 활용해 보온병을 개발한 겁니다. 그 결과 1915년 스탠리라는 회사가 설립됐고, 같은 방법을 활용해 도시락통도 만들었어요. 스탠리의 스테인리스강 텀블러는 내구성도 뛰어나 군부대에도 보급됐죠. 이를 계기로 이 스탠리 회사는 텀블러와 캠핑 및 아웃도어 용품 기업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