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매달 꽃 핀다는 뜻의 중국 장미… '화무십일홍' 표현 유래한 꽃이죠

입력 : 2026.06.01 03:30

월계화

지난달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를 방문했을 때, 길가의 꽃을 가리키며 "이 장미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아름답다"고 했습니다. 트럼프가 가리킨 것은 중국이 원산지인 장미 '월계화(月季花)'였습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에게 월계화 씨앗을 선물했다고 합니다.

장미는 장미속 관목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장미속엔 전 세계적으로 약 200종이 분포하고 품종은 현존하는 것만 해도 수천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당화·찔레꽃 등 야생 장미는 따로 부르고, 여러 나라 장미 원종들을 교잡해 원예종으로 개발한 품종들을 장미라고 부릅니다.

월계화 계열의 장미입니다. /한국장미회
월계화 계열의 장미입니다. /한국장미회
월계화는 상록성이면서 5월부터 11월까지 거의 매달 꽃이 피는 점이 특징입니다. 월계화라는 이름 자체가 거의 매달 개화하는 꽃이라는 뜻이고 영어 이름은 'Monthly Rose'입니다. 베이징을 상징하는 시화(市花)이기도 합니다.

월계화는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와 있었습니다. 고려 시대 문인 이규보의 '사계화'라는 시가 남아 있고, 조선 초 세조 때 강희안이 저술한 '양화소록'엔 16종의 꽃나무가 등장하는데 그중 하나가 월계화라는 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월계화는 현재의 장미 품종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중국의 월계화가 18세기 말 인도를 거쳐 유럽으로 전해지는데, 한 철만 꽃이 피는 유럽의 고전 장미와 교잡을 통해 사계절 피는 사계장미로 탄생한 것입니다. 월계화는 이전의 유럽 품종과는 달리, 서리가 내릴 때까지 새로운 가지에서 꽃이 피는 특성을 갖고 있었고, 이 점은 정원에서 기르기에 너무 좋은 특성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욱균 한국장미회장은 "월계화가 서양에 전래한 시기를 전후로 고전 장미, 현대 장미 시대로 나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장미는 동서양의 꽃이 섞인 것인데, 요즘 우리 주변에서 보는 장미 중 가을까지 피어 사계화 또는 사계장미로 불리는 꽃들이 월계화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월계화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시구가 유래한 꽃이기도 합니다. 남송 때 시인 양만리가 월계화가 사계절 피는 것을 보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하지만 월계화는 그렇지 않다'고 표현했습니다. 월계화와 화무십일홍을 대비시킨 내용인데, 우리가 화무십일홍만을 떼어 쓰는 셈입니다.
김민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