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겨울에 눈 쌓이면 손 시려워 두 발로 '콩콩' 뛰어다닌대요

입력 : 2026.05.20 03:30

황금들창코원숭이

벨기에의 한 동물원에서 얼마 전 멸종 위기종인 황금들창코원숭이<사진>의 번식 소식이 들려왔어요. 중국이 원산지인 이 원숭이는 야생에 1만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죠. 이 원숭이를 보면 왜 이렇게 재미있는 이름을 가졌는지 대번에 알 수 있어요. 얼굴 주변은 불그스름하거나 노란 털로 뒤덮여 금빛으로 빛나는 것 같고, 색에 코는 납작한데 콧구멍이 길쭉해 말 들창코 같은 느낌을 주거든요.

황금들창코원숭이는 험준한 고산지대와 울창한 숲이 많은 중국 쓰촨·후베이·산시·간쑤성 일대에 분포하고 있어요. 중국 정부는 이 원숭이를 판다 등과 함께 국가 1급 보호동물로 지정해 보호한답니다.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의 모델이 황금들창코원숭이일 거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쓰촨성의 자연 보호 구역에서는 황금들창코원숭이와 판다가 함께 발견되기도 하죠. 두 녀석 모두 초식성이지만 판다는 대나무를 주로 먹고 황금들창코원숭이는 이끼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일은 없대요. 황금들창코원숭이는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나무에서 보내는데, 살아 있는 나무보다는 이끼가 많이 끼어 있는 죽은 나무를 더 좋아한대요.

이 녀석들의 독특한 코 생김새는 아주 중요한 생존 전략이랍니다. 서식 지역 중에는 해발 3000m가 넘는 고산 지역이 많고, 겨울철이 되면 쌓인 눈이 몇 달 동안 녹지 않고 기온은 영하 10도 가까이 떨어지죠. 이런 곳에서 다른 원숭이들처럼 오똑한 콧날을 가지고 있으면 강추위와 칼바람에 코가 노출돼 동상에 걸릴 수 있거든요. 봄·여름·가을철에는 네 발로 걸어 다니다가도 겨울철에 눈이 쌓이면 앞발(손)이 추위로 손상되는 걸 막기 위해 사람처럼 두 발로 껑충껑충 뛰어다닌답니다. 지구상의 원숭이 중 가장 북쪽에 사는 종류는 일본원숭이지만, 강추위에 제일 잘 견디는 원숭이는 황금들창코원숭이라고 해요.

황금들창코원숭이는 '복화술에 능하다'는 얘기도 듣는답니다. 독특한 코 구조 때문에 입을 크게 벌리지 않고도 울음소리를 낼 수 있거든요. 이들은 위협·경고·놀람·인사 등 상황에 따라 최소 18개의 울음소리를 내며 의사소통을 한대요.

무리 내 암컷들끼리는 종종 서열 다툼이 일어나는데, 번식철이 되면 암컷은 우두머리 수컷이 자신이 아닌 다른 암컷과 짝짓는 걸 훼방 놓기도 한대요.

수컷의 입술에는 돌기가 부풀어 올라 있는데, 이건 암컷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돼죠. 수컷은 암컷과는 비교가 안 되는 아주 기다란 송곳니를 가지고 있어요. 이 송곳니는 다른 수컷에 맞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거나, 천적에 맞서 대항할 때 요긴하게 쓰인답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