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뉴스 고사성어] 가시 돋친 장작더미서 자고, 돼지 쓸개 핥고… 나라 되찾으려 감내한 고통 뜻해요
입력 : 2026.05.19 03:30
와신상담
춘추 시대 오(吳)나라의 왕 합려(闔閭)는 오랜 앙숙인 월(越)나라와 전쟁을 하던 중 부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아들에게 반드시 원수를 갚으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어요. 아들 부차(夫差)는 아버지의 유언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왕이 된 부차는 가장 먼저 잠자리부터 바꿨어요. 편안한 침상을 마다하고 가시 돋친 장작더미 위에서 잤죠. 아버지와 조국의 원수를 잊지 않으려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자신의 방에 들어오는 신하에게 이렇게 외치도록 했습니다. "왕이시여, 아버지의 유언을 기억하십니까?" 그러면 그도 소리쳤습니다. "결코 잊지 않았다. 3년 안에 반드시 복수하겠다."
반면 구천은 항상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그는 결심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천장에 돼지 쓸개를 매달아 놓고 아침마다 핥으며 '회계산의 치욕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렇게 십여 년이 흘렀어요. 때를 엿보던 구천은 마침내 군사를 일으켜 오나라를 패배시키고 부차를 사로잡았습니다. 두 사람의 상황이 완전히 역전된 것이죠. 구천은 부차를 살려두려 했습니다. 하지만 부차는 구차하게 사느니 죽는 게 낫다며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결국 최종 승자는 월나라가 됐습니다.
부차와 구천이 견딘 고통의 동력은 개인적 분노를 넘어, 나라를 다시 세우려는 목적 의식에 있었죠.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다시금 와신상담의 서사를 내세운 후보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공백기 동안 씹어온 '쓸개의 맛'이 개인의 출세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공적 소명을 위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이제 유권자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