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파브르 곤충기 마지막 단어인 '라보레무스'는 무슨 뜻일까요?
입력 : 2026.05.18 03:30
위대한 관찰
프랑스의 곤충학자 장 앙리 파브르(1823~1915)가 관찰한 곤충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파브르 곤충기'는 28년에 걸쳐 총 10권이 나왔습니다. 파브르의 자연 관찰은 어린 시절을 보낸 작은 마을 말라발에서 시작됐어요.
파브르는 교사가 되기 위해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과학 교육 방법도 개발하고 교과서도 썼습니다. 자연 관찰과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아 노래기벌 연구로 유명해졌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1868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을 받았습니다. 이후 1879년에 파브르는 연구에 몰두하고 싶다는 소망을 이뤘습니다. 지중해와 닿은 프랑스 남부 세리냥에 집이자 연구실을 마련한 것입니다.
40년 가까이 파브르의 매일매일은 같았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정오까지 정원과 들, 숲을 걸으며 곤충과 식물을 관찰하고 종이에 연필로 기록합니다. 집에 돌아와 관찰한 것을 검토하고 가져온 표본을 현미경으로 관찰합니다. 그 결과를 공책에 정확히 기록합니다. 밤에 잠들기 전에는 고전, 철학 사상, 문학책을 읽었습니다.
파브르는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남가뢰라는 곤충의 탈바꿈 과정을 25년 동안 관찰하며 연구했답니다. 남가뢰가 땅속에 낳은 알이 부화해 애벌레가 되면, 꽃 위로 올라가 벌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남가뢰 애벌레는 벌의 몸에 매달려 벌집으로 이동한 뒤, 벌의 알과 꽃가루를 먹고 자랍니다.
파브르는 유럽에서 가장 큰 나방의 번데기도 발견하고 부화시켰는데요. 이 나방은 암컷이었습니다. 파브르의 연구실에 있던 이 나방에게 어느 날 수컷 나방 20여 마리가 몰려들었습니다. 이후 3년 동안 관찰한 결과 암컷 나방이 멀리서도 수컷 나방이 알아챌 수 있는 일종의 냄새를 풍긴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냄새는 파브르가 죽고 난 뒤 1959년에 '페로몬'이라는 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졌지요.
대학 교수도 아니며 연구 기관에 속하지도 않은 채 독립적으로 연구한 파브르를 무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파브르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만의 걸음걸이로 나아갈 거야. 사람들이 갈채를 보내든 야유를 보내든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야." 파브르는 과거에 이미 이루어진 연구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관찰과 연구만을 믿었습니다.
'파브르 곤충기' 마지막 권의 마지막 단어는 라틴어로 '일을 계속하자'라는 뜻의 '라보레무스'입니다. 파브르는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일하자고 말했습니다. 과학을 제대로 연구하려면 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관찰하자는 뜻과 통하지요. 사소한 것도 그냥 보고 넘기지 않고 호기심을 느끼며 눈여겨보려는 마음. 파브르는 그렇게 관찰하는 마음에서 과학하는 마음이 싹튼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