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클래식 따라잡기] 목관·금관악기, '소리 내는 방식'으로 구별해요

입력 : 2026.05.11 03:30

목관 악기

지난 2일 경기 일산 고양아람누리 공연장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대표를 맡고 있는 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의 '모차르트 목관 협주곡 전곡 연주회'가 열렸습니다. 올해가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이라서 곳곳에서 모차르트 연주회가 자주 열리지요. 이날은 특별히 모차르트가 남긴 목관악기를 위한 협주곡들이 연주됐습니다. 오보에, 클라리넷, 플루트, 바순 등 목관악기 연주자들이 협연한 무대였어요.

목관악기는 원래는 그 이름처럼 나무로 만든 관악기를 일컬었어요. 그런데 현대에는 금속이나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악기도 목관악기에 포함됩니다. 현재 목관악기는 공기의 흐름이나 리드(얇은 진동판)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내고, 손가락이나 키로 구멍을 막아서 음정을 연주하는 악기를 가리킨답니다.

그럼 금관악기는 뭘까요? 금관악기는 입술을 부르르 떨며 마우스피스에 바람을 불어넣어 소리를 냅니다. 이렇게 생긴 진동이 관 안에서 울리면서 소리가 커지지요. 그리고 손가락으로 '밸브'라고 부르는 버튼을 누르거나 '슬라이드'를 통해 관을 앞뒤로 움직여 높은 음과 낮은 음을 연주합니다. 트럼펫, 호른 등이 대표적인 금관 악기입니다.

이처럼 목관 악기와 금관 악기는 악기를 만든 재료가 아니라 소리를 내는 방식에 따라 구분합니다.

오늘은 제각각 독특한 음색을 가진 목관 악기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관 악기는 개성적 음색으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근사한 독주를 맡기도 하지요.

오케스트라 튜닝 맡는 '오보에'

오보에는 검은색 원뿔형 목관 악기입니다. 프랑스어로 '음이 높은 나무 피리'라는 뜻의 '오브와(hautbois)'에서 유래한 이름이에요. 갈대를 아주 얇게 깎은 리드 두 장을 맞붙인 겹리드를 취구(입김을 불어넣는 구멍)에 꽂아 입에 물고 소리를 냅니다. 소리 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오보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음정의 기준을 맡습니다. 지휘자가 무대에 오르기 전, 오보에 수석 주자가 표준음 '라(A)'를 길게 불면 다른 악기들이 거기에 맞춰 튜닝을 하죠. 오보에는 음정이 안정적이라 다른 악기 소리에 잘 묻히지 않는 데다, 오보에 주자가 악단의 정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맡기에 최적이죠.

크기와 음역에 따라 피콜로 오보에, 오보에, 오보에 다모레, 베이스 오보에가 오보에족, 즉 '오보에 가족'을 이룹니다. 잉글리시 호른이라는 악기도 오보에족에 속하는데, 이름 때문에 금관악기 호른이라고 착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오보에보다 5도 낮은 음을 내는 알토 오보에입니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의 2악장 주제 선율을 바로 잉글리시 호른이 맡아요.

①검은색 원뿔형 목관악기 오보에입니다.
②오보에와 닮은 클라리넷. 오보에 취구는 얇고 뾰족한 반면, 클라리넷 취구는 둥글고 넓적해요.
③플루트 연주자 김유빈이 오른손에는 현대식 금속 플루트를, 왼손에는 바로크식 목제 플루트를 들고 있습니다.
④나무 리코더들. 크기가 작을수록 높은 음을 냅니다. /위키피디아·고운호 기자
①검은색 원뿔형 목관악기 오보에입니다. ②오보에와 닮은 클라리넷. 오보에 취구는 얇고 뾰족한 반면, 클라리넷 취구는 둥글고 넓적해요. ③플루트 연주자 김유빈이 오른손에는 현대식 금속 플루트를, 왼손에는 바로크식 목제 플루트를 들고 있습니다. ④나무 리코더들. 크기가 작을수록 높은 음을 냅니다. /위키피디아·고운호 기자
⑤1945년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콜먼 호킨스가 색소폰을 들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⑤1945년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콜먼 호킨스가 색소폰을 들고 있어요. /위키피디아
오보에와 클라리넷 구분법

18세기 탄생한 클라리넷은 리드를 하나만 쓰는 홑리드 악기입니다. 둥글고 소박한 음색을 바탕으로 폭넓고 섬세한 강약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에요. 음역에 따라 열 종류가 넘는 악기가 클라리넷족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중 B플랫조와 A조 클라리넷이 가장 널리 쓰이죠. 우리나라 영화 '군함도'에서 배우 황정민이 악단 단장 역할을 하며 흥겹게 연주하는 악기가 클라리넷이지요.

오보에와 클라리넷은 둘 다 검은색 원통형 관악기로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두 장의 리드를 가진 오보에는 숨을 불어넣는 취구가 얇고 뾰족한 반면, 한 장의 리드를 가진 클라리넷의 취구는 둥글고 넓적합니다. 그래서 소리도 달라요. 오보에 음색은 옹골찬 데 비해, 클라리넷은 둥글고 부드럽게 감싸는 소리를 냅니다.

금속으로 만든 플루트가 목관악기인 이유

플루트가 왜 목관악기인지 궁금한 사람이 많을 거예요. 은, 금, 백금 같은 금속 재료로 만들어졌으니까요. 답은 플루트의 역사에 있습니다. 300년쯤 전 플루트는 '트라베르소 플루트'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가로로 부는 나무 피리'라는 뜻입니다. 원통형 나무에 구멍을 뚫어서 만든 이 악기는 소리 내기도 힘들고 음정도 무척 불안했지요. 그래서 작곡가 모차르트는 플루트 곡을 쓸 때마다 두통에 시달렸다는 얘기도 전해져요. 그런데 이 악기가 19세기 초에 개량을 거치면서 변신합니다. 테오발트 뵘이라는 플루트 연주자가 금속 재질의 몸체에 정교한 키 시스템을 도입해서 오늘날처럼 안정적이고 화사한 소리가 나도록 만들어낸 겁니다.

피콜로는 이탈리아어로 '작은'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오케스트라 공연 때 플루티스트 옆에서 짤막한 플루트를 부는 걸 본 적이 있나요? 그 악기가 바로 피콜로예요, 피콜로 연주자는 피콜리스트라고 부릅니다. 관악기 중 가장 높은 음역을 담당해요. 운지법이 플루트와 같아서 플루티스트가 피콜로를 겸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독주 악기로서 무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주로 베토벤 시절부터 교향곡과 관현악곡에서 선명한 강세를 찍고자 할 때 효과적으로 사용돼 왔어요.

리코더·색소폰도 목관악기

바로크 시대에 큰 인기를 누렸던 리코더는 플루트에 밀려 잊혔다가, 20세기 초 고(古)음악 열풍과 함께 부활했습니다. 소리 내기가 쉽고 운지가 간단한 데다, 저렴한 플라스틱 악기가 보급되면서 교육용 악기로 사랑받고 있지요.

생긴 건 영락없는 금관악기인데 소속은 목관악기인 악기도 있어요. 1846년 벨기에의 악기 제작자 아돌프 삭스가 발명해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색소폰입니다. 금색으로 번쩍이는 외관을 자랑하지만, 금관악기처럼 마우스피스가 아니라 클라리넷처럼 리드를 통해 소리를 내기 때문에 목관악기로 분류되지요. 색소폰은 독특한 음색과 압도적인 음량으로 클래식은 물론 군악, 대중음악, 그리고 재즈에 폭넓게 쓰입니다. 
김지현 작가·'클래식을 읽는 시간' 저자 기획·구성=정해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