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동물 이야기] 몸속 훤히 보이는 개구리… 자는 동안 더 투명해져요

입력 : 2026.05.06 03:30

유리개구리

얼마 전 남미 에콰도르에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개구리가 발견됐어요. 이 개구리는 몸속이 투명하게 비치는 '유리개구리'<사진>의 한 종류인데, 에콰도르의 첫 여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역도 선수 네이시 다호메스의 이름을 따서 '다호메스 유리개구리'로 이름 지어졌대요.

중남미에 살고 있는 유리개구리는 지금까지 약 150종이 확인됐는데요. 과학자들이 아마존 정글이나 안데스산맥으로 탐사를 갈 때마다 새로운 종이 확인되곤 한답니다. 유리개구리는 대개 몸길이가 2~3㎝에 불과해요. 피부는 보통 연한 녹색을 하고 있는데, 배 쪽 피부를 통해 몸속이 훤히 보여요. 심장이 쿵쿵 뛰거나 먹잇감이 소화기관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 혈관을 따라 피가 흐르는 모습까지 보일 정도예요. 산란기 암컷에게선 동글동글한 알도 보이고요.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이 개구리는 왜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과학자들은 포식자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요. 피부가 투명하게 비치기 때문에 나뭇가지와 잎사귀 등이 무성한 주변 환경 속에서 포식자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거죠.

유리개구리는 낮 시간은 잠을 자면서 보내는데, 부지런히 활동하는 밤 시간대보다 몸이 상대적으로 더 투명하대요. 활동하지 않는 낮 시간에는 보호색을 더 강화하는 거죠. 어떤 원리로 이렇게 될 수 있는지 많은 과학자가 오랫동안 연구했는데, 2022년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수수께끼를 풀었어요.

유리개구리는 잠을 잘 때 혈관을 따라 흐르는 적혈구를 빼내어 간 속에 있는 주머니에 저장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밝혀냈어요.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적혈구를 꺼내어 몸속을 돌게 하죠. 적혈구가 몸속에 골고루 퍼져 있을 경우 투명하게 보이기가 어려워요. 몸의 투명도를 높이려 적혈구를 한곳에 끌어모아 '임시 저장'하는 탁월한 기술을 갖춘 셈이죠.

유리개구리는 작고 연약한 모습이지만 이래봬도 솜씨 좋은 사냥꾼이랍니다. 꼼짝 않고 기다리고 있다가 거미나 진드기 같은 작은 벌레들이 코앞을 지나갈 때 전광석화처럼 습격해 잡아먹지요. 수컷들은 자기 영역에 대한 집착이 강해 자기 영역에 다른 수컷이 발을 들여놓으면 소리를 내며 위협하다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해요.

개구리들은 대개 물속에 알을 낳지만, 나무 위를 터전으로 삼는 유리개구리들은 연못이나 계곡 위에 드리워진 나뭇잎에도 곧잘 알을 낳아놓는답니다. 부화한 올챙이들이 꿈틀거리며 안전하게 물속으로 떨어질 수 있도록 위치를 잡는 거죠. 대개 암컷 개구리들은 한 번에 수천, 수만 개의 알을 낳은 뒤에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떠나는데요. 유리개구리들이 한 배에 낳는 알의 개수는 많아야 80개로 상당히 적답니다.

하지만 아빠 유리개구리는 짝짓기와 산란이 끝난 다음에도 떠나지 않고 알덩이 곁에 머물면서 지극정성으로 돌본답니다. 커다란 말벌 등이 알을 노리고 접근해도 용맹하게 뒷다리를 쭉 뻗어 공격해서 쫓아내요.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