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디자인·건축 이야기] 세계 최대 현대미술 행사 속 '한국관' 자르디니 공원 안에 26번째로 세워졌죠

입력 : 2026.05.05 03:30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오는 9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는 세계 최대 현대미술 행사인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열립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1895년 시작됐어요. 격년제로 열리는 게 특징인데, 비엔날레라는 단어부터 이탈리아어로 '2년'이란 뜻이에요.

이 행사는 이탈리아 왕의 은혼식(결혼 25주년)을 기념해 베네치아 시의회가 처음 추진했어요. 당시 베네치아는 1000년간의 화려한 공화국 역사가 끝난 지 100년이 지나면서 산업은 쇠퇴한 상태였습니다. 그렇지만 낭만적인 풍경 덕분에 관광객이 모여들면서 유럽 최고의 관광 도시로 부상했죠. 첫 비엔날레에 22만명이 몰렸어요. 베네치아 전체 인구보다 많았습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크게 본전시와 국가관으로 나뉩니다. 본전시는 총감독이 세계 각국의 작가를 초청해 열리는 형태입니다. 국가관은 세계 각국이 대표 작가들을 선정해 단독 전시를 여는 거예요. 1907년 벨기에가 가장 먼저 국가관을 세웠어요. 베네치아 본섬 동쪽 끝 자르디니 공원이었죠. 이후 국가관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자르디니 공원 내 26번째로 국가관<사진>을 세웠습니다. 그 직후 공원은 더 이상 국가관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포화 상태가 됐어요. 지난해 공원 입구 쪽에 카타르 국가관이 생긴다는 소식이 발표됐는데, 내년 완공되면 32년 만에 공원에 생기는 국가관이 됩니다.

자르디니 공원이 포화 상태가 된 뒤로는 아르세날레에 국가관이 생겼습니다. 아르세날레는 베네치아 공화국 때 조선소 겸 해군 무기고로 쓰이던 유적지예요. 1999년 비엔날레 본 전시가 자르디니 공원을 넘어 아르세날레로 확장되면서 공간을 리모델링했고, 이때 몇몇 국가들이 국가관을 갖게 됐습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중국관과 이탈리아관이에요. 나머지 나라들은 베네치아 곳곳 건물을 매번 임대해 국가관으로 활용합니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하면 보통 예술전만 떠올리지만 사실 건축전도 열려요. 1980년 처음 시작한 건축전은 1990년대 후반 완전히 자리 잡았죠. 예술전과 건축전이 돌아가면서 열리니까 베네치아는 매년 비엔날레를 여는 셈이에요. 2014년 '한반도 오감도'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었던 한국관은 최우수 국가관에 주는 황금사자상을 받았어요. 예술전에 쏠려 있던 국내 관심이 건축전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됐죠.

내년 열리는 건축전은 중국 국적으로 처음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은 왕슈와 그의 아내 류웬위가 최초의 중국인 총감독으로 공동 선임됐어요. 중국 항저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들은 중국 전통 건축 기법을 현대 건축에 응용하는데요. 옛 벽돌과 기와를 콘크리트와 혼합한 '와편장' 기법을 사용한 중국 저장성 닝보 역사박물관이 그들의 대표작입니다. 
전종현 디자인·건축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