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기후와 날씨] 10년 전 가뭄·홍수 불러온 '수퍼 엘니뇨'… 올해도 발생할 가능성 크대요

입력 : 2026.04.23 03:30

수퍼 엘니뇨

'아기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해양 현상이 있는데요. 옛날 페루 앞바다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평소보다 어획량이 줄면서 어부들은 아기 예수가 주는 휴가라고 생각해 축제를 열었답니다. 이를 스페인어로 '엘니뇨(El Niño·아기 예수)'라고 합니다.

기상학적으로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태로 5개월 이상 계속될 때입니다. 지구 곳곳에 이상 기후를 만들어내면서 폭우·가뭄·대형 산불·폭염·식량난을 불러오죠.

2016년 8월 서울 영등포구 한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어요. 2016년은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수퍼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입니다. /장련성 기자
2016년 8월 서울 영등포구 한 도로 위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어요. 2016년은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수퍼 엘니뇨’가 발생했던 해입니다. /장련성 기자
세계의 기후 예측 기관들은 올여름에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아지는 '수퍼 엘니뇨'가 10년 만에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지능(AI)은 올해 가을에서 겨울 사이 수퍼 엘니뇨가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여름 엘니뇨·수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각각 62%·30%로 계산했고,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는 올해 엘니뇨가 역대 최악의 기상 이변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어요.

과학자들이 올해 엘니뇨가 매우 강해질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기후 변화로 극한 엘니뇨 현상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둘째,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졌어요. 지난 3월 남위 60도~북위 60도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0.97도로, 마지막으로 수퍼 엘니뇨가 발생한 2016년 3월(20.80도)보다 더 높았습니다. 셋째, 전 세계 바다 표면부터 2000m 깊이까지 열을 합한 '해양열용량'이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죠. 넷째, 전 세계의 AI 예측 모델도 수퍼 엘니뇨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어요.

엘니뇨가 발생하면 이상 고온 현상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엘니뇨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의 영향과 맞물리기 때문이죠.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장마가 평년보다 늦게 시작하고 늦게 끝나며 장마 기간에 비가 더 많이 내립니다. 겨울에는 따뜻하며 폭설이 자주 발생하죠. 예상대로 올해 수퍼 엘니뇨가 발생한다면 지구 평균 기온이 0.2~0.3도 이상 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극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요. 게다가 바닷물 온도도 높아지기 때문에 높은 습도로 인한 체감 온도와 열대야 일수가 늘고, 수퍼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10년 전의 수퍼 엘니뇨는 '21세기 최악의 재앙'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재난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올해는 그때보다 지구온난화가 더욱 심해졌기 때문에 더 극한 기후 재난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