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달콤한 식품에 부담금 매기면 … 국민 건강은 지키지만 저소득층은 타격

입력 : 2026.04.16 03:30

설탕부담금·설탕세

Q.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기업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어요. 이를 '설탕부담금'이라고 불러요. 이 방안으로 국민들의 설탕 섭취를 줄일 수 있을까요?

A. 수많은 식품에는 설탕·시럽 등 '당류'가 첨가돼 있습니다.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 달콤한 맛을 지나치게 즐기다 보면 대가가 따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만·당뇨·충치 등 질병을 앓게 되고, 사회적으로는 국민 건강이 나빠지면서 의료비가 늘어나죠. 우리나라는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아픈 사람들의 치료비를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 상황도 악화됩니다.

일러스트=박상훈
일러스트=박상훈
이런 이유로 정부가 설탕부담금 도입을 검토하는 거예요. 당류가 일정 기준 이상 들어간 식품을 만드는 기업에 돈을 내도록 하는 거죠. 보통 당류 함량이 높아질수록 부담금도 더 내는 구조입니다.

설탕부담금은 시장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주고받는 신호인 '가격'을 조절해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먼저 정부가 기업에 설탕 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당류가 들어간 식품의 가격을 올려요.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당류 함량이 높은 식품을 전보다 덜 구매하게 됩니다. 소비자 수요 감소에 대응해 기업들은 부담금을 내지 않는 저당 제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겠지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당류 섭취가 줄어들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식품의 당류 함량도 낮아지게 됩니다.

설탕 부담금을 흔히 '설탕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가격을 올려 수요 감소를 유도한다는 원리는 같기 때문에, 두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따져보면 설탕 부담금과 설탕세는 차이가 있어요. 세금은 국가 예산으로 폭넓게 사용하기 위해 국민 모두에게 걷는 돈이에요. 반면 부담금은 특정 목적을 위해 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사업과 관련 있는 주체를 콕 집어서 부과합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세금이 아닌 부담금 방식으로 설탕 수요를 억제하려고 해요. 식품 생산자와 유통자가 부담을 지게 하고, 부담금으로 마련한 재원을 국민건강증진기금에 쌓아 공공 의료나 질병 예방 사업 등을 위해 쓰려는 거죠.

설탕 부담금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가당 식품 가격이 올라가면 생활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를 수 있거든요. 게다가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나 1인 가구가 탄산음료 등을 더 많이 섭취한다고 해요. 값싼 식품일수록 당류를 많이 넣기 때문이죠. 따라서 설탕 부담금이 생기면 저소득층이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 설탕 부담금을 도입한다면 이런 부작용을 줄일 세심한 제도 설계가 필요해요.

연유진 '기술이 바꾼 일상의 역사'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