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남북전쟁 자금 부족해지자… 첫 종이 돈 만들었어요
입력 : 2026.04.08 03:30
미국 지폐
지난달 26일 미국 재무부는 건국 250주년 기념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재무부 장관의 서명이 들어간 100달러 지폐를 6월부터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원래 100달러 지폐에는 재무부 장·차관 서명이 들어갔는데요. 현직 대통령 서명을 지폐에 새기는 것은 미국 건국 이후 최초입니다. 이를 두고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요. 화폐는 한 국가의 역사와 권력, 그리고 사회적 가치가 집약된 상징이기 때문이죠. 오늘은 미국 달러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처음엔 은화 동전이었던 달러
미국에서 종이 돈이 쓰이기 전에는 금이나 은으로 만든 동전이 주요 화폐였어요. 미국이 영국 식민지였던 1690년 매사추세츠에서 최초로 지폐가 발행됐는데, 그 지폐는 금이나 은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권'에 가까웠어요. 1776년 영국에서 독립 후 미국 조폐국은 공식 동전으로 금화 '이글', 은화 '달러', 구리화 '센트' 등을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동전은 가지고 다니는 게 불편했어요.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실용적인 화폐가 절실해졌습니다.
노예제 폐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 남북 전쟁(1861~1865) 때 화폐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전쟁이 터지자 정부는 군인들의 월급과 무기 구입 등에 쓸 돈이 당장 필요했지만, 세금을 바로 걷기 어려웠고 갖고 있는 금과 은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5·10·20달러 '어음'을 발행합니다. 어음은 '지금은 종이지만, 필요할 때 금이나 은으로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담은 것이죠. 1861년 의회는 이런 어음을 5000만달러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어요.
문제는 이 약속이 사람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혹시라도 정부가 나중에라도 어음을 금이나 은으로 바꿔주지 않을까 걱정해, 어음을 받자마자 금과 은으로 바꾸려 몰려들었습니다. 그 결과 정부가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둔 금과 은이 빠르게 줄어들게 됩니다.
처음엔 은화 동전이었던 달러
미국에서 종이 돈이 쓰이기 전에는 금이나 은으로 만든 동전이 주요 화폐였어요. 미국이 영국 식민지였던 1690년 매사추세츠에서 최초로 지폐가 발행됐는데, 그 지폐는 금이나 은으로 바꿀 수 있는 '교환권'에 가까웠어요. 1776년 영국에서 독립 후 미국 조폐국은 공식 동전으로 금화 '이글', 은화 '달러', 구리화 '센트' 등을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동전은 가지고 다니는 게 불편했어요.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실용적인 화폐가 절실해졌습니다.
노예제 폐지를 둘러싸고 벌어진 미국 남북 전쟁(1861~1865) 때 화폐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전쟁이 터지자 정부는 군인들의 월급과 무기 구입 등에 쓸 돈이 당장 필요했지만, 세금을 바로 걷기 어려웠고 갖고 있는 금과 은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5·10·20달러 '어음'을 발행합니다. 어음은 '지금은 종이지만, 필요할 때 금이나 은으로 바꿔주겠다'는 약속을 담은 것이죠. 1861년 의회는 이런 어음을 5000만달러까지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어요.
문제는 이 약속이 사람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혹시라도 정부가 나중에라도 어음을 금이나 은으로 바꿔주지 않을까 걱정해, 어음을 받자마자 금과 은으로 바꾸려 몰려들었습니다. 그 결과 정부가 비상시에 쓰려고 모아둔 금과 은이 빠르게 줄어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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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95년 발행된 1달러의 앞뒷면. 당시 달러는 은으로 만든 동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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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62년 발행된 1달러 ‘그린백’입니다. 앞면에는 그린백 발행을 주도한 당시 재무부 장관 샐먼 P. 체이스 얼굴이 그려져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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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미국 20달러 지폐입니다.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이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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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85년에 촬영한 해리엇 터브먼 사진이에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달러 지폐의 인물을 노예 해방을 위해 활동한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했었어요. /위키피디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의회는 1862년 새로운 선택을 합니다. 종이 지폐 '그린백(Greenback)'을 발행한 것입니다. 지폐가 녹색 잉크로 인쇄돼 이런 이름이 붙었어요. 그린백은 기존 달러를 종이 형태로 만든 것으로, 단위는 그대로 달러였습니다. 그린백은 정부가 처음으로 "이 종이 자체가 돈"이라고 선언한 것이에요. 금과 은이 부족한 상황에서 종이 자체를 처음 돈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결정은 큰 논쟁을 불렀습니다. 금이나 은 같은 실물 자산 없이 발행한 종이돈이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종이는 금이나 은보다 가치가 낮다는 인식 때문이었죠. 또 정부가 이런 종이돈을 법정 화폐로 강제할 권리가 있는지를 두고 헌법 논쟁도 벌어졌습니다. 이 논쟁은 1871년 미국 대법원이 그린백을 합헌이라고 인정하면서 일단락됩니다.
3분의 1이 위조지폐
미국 사회는 그린백 발행 후 위조지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어요. 1860년대에 유통되는 지폐의 약 3분의 1이 위조지폐로 추정될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죠. 처음에는 위조지폐에 대한 처벌도 약했습니다. 위조지폐 제작에 참여하거나 위조지폐를 유통한 사람만 처벌했고, 위조지폐 생산에 쓰이는 인쇄기나 도구를 제작한 업자들은 처벌을 안 받았죠.
미국 정부는 위조지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865년 별도 수사 기관까지 만들었어요. 바로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이에요. 오늘날 비밀경호국은 대통령 경호 기관으로 더 알려져 있지만, 원래 위조지폐 단속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지금은 위조지폐 단속에다 대통령 경호 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위조지폐를 막기 위해 지폐 디자인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지폐를 기울이면 색이 다르게 보이는 잉크, 자세히 들여다봐야 분간할 수 있는 아주 미세한 문양, 일반 종이와는 다른 특수한 재질 등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지폐의 다양한 보안 기술은 모두 이 시기 발전한 것입니다.
20달러 지폐 인물 논란
지폐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인물을 새겨넣는 국가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0달러 지폐에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벤저민 프랭클린이 등장하는데요. 그는 미국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사람이자 외교관, 과학자로서 미국 건국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20달러 지폐에는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이 그려져 있어요. 그는 대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선거권을 확대하고 서민 정치를 추구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지폐에 얼굴이 새겨졌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아메리카 원주민 강제 이주 정책 등 인종차별주의적 행보로 상반된 평가를 받기도 해요.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0달러 지폐의 인물을 노예 해방을 위해 활동한 흑인 여성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어요. 터브먼은 19세기 노예 해방을 목표로 조직된 비밀결사대의 대표 인사로 흑인 노예 70여명의 탈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각에선 오바마 행정부의 이런 결정이 앤드루 잭슨의 공로까지 함께 지워버리는 '역사 지우기'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여 20달러 속 인물을 바꾸는 계획이 중단됐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교체 계획이 재개됐어요. 그러나 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20달러에 새겨진 인물이 바뀔 것인지 불확실해졌습니다. 현재 20달러 속 얼굴은 여전히 앤드루 잭슨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