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산 이야기] 진해 군항제 끝난 뒤 벚꽃 만개… 바닷바람에 흩날리는 '꽃비' 즐겨보세요

입력 : 2026.04.06 03:30

경남 창원 장복산

우리나라 대표 벚꽃 축제로 꼽히는 경남 창원 '진해 군항제'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5일 막을 내렸습니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이 축제가 끝나면, 창원 진해구의 장복산(584m)에도 봄이 찾아옵니다. 도시보다 고도가 높은 산에는 벚꽃이 더 늦게 피기 때문이에요.

장복산은 웅산(710m)과 함께 진해구를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습니다. 사실 자연에서 벚나무가 산에 자생하는 경우는 드문데요. 장복산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편백나무와 벚나무를 주로 심었다고 합니다. 장복산에는 '진해드림로드'라는 24㎞ 길이의 장복산·웅산 둘레길이 있습니다. 벚나무는 산길뿐 아니라 진해드림로드에도 피어 있어서, 이 시기 산행 내내 벚꽃을 구경할 수 있죠.

진해드림로드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장복산에는 벚나무가 많아 진해 군항제가 끝난 뒤에도 벚꽃을 즐길 수 있어요. /진해구청
진해드림로드에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장복산에는 벚나무가 많아 진해 군항제가 끝난 뒤에도 벚꽃을 즐길 수 있어요. /진해구청
웅산보다 장복산을 추천하는 이유는 장복산의 바위가 오밀조밀하게 솟아 있기 때문입니다. 장복산에서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은 정상과 덕주봉인데요. 덕주봉은 장복산에서 가장 거친 모양을 가진 바위 봉우리인데, 이곳에 데크(평평한 목재 플랫폼)가 설치돼 있어요. 잠시 쉬어가기 좋은 지점일 뿐 아니라 정상 못지않게 전망도 탁 트여 있답니다.

덕주봉에는 '기인'이라고 불린 사람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100여 년 전 덕주봉 정상에 '김덕주'라는 사람이 살았다고 합니다. 김덕주는 괴력으로 큰 바위를 들어 올려 장복산에 집을 지었다거나, 축지법으로 빠르게 이동했다거나, 미래를 예언할 수 있었다는 풍문이 전해집니다.

산행은 주차장이 있는 장복산 조각 공원에서 삼밀사를 거쳐 정상에 올랐다가 덕주봉을 지나 안민고개까지 들른 후 진해드림로드를 따라 조각 공원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총 12㎞인데, 이 중 6㎞가 둘레길이라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이 길은 완만한 흙길이 많아, 가볍게 걷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장복산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덕주봉과 안민고개 사이입니다. 산길 양쪽에 벚나무가 쭉 뻗어 있어, 창원의 바닷바람을 맞고 떨어지는 '벚꽃 비'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산길이라 도시에 비해 사람이 적어, 축제에서 인파에 떠밀려 걷던 아스팔트 길 위의 꽃구경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려한 진해 군항제는 끝났지만, 장복산의 봄은 이제 시작입니다. 장복산에서 도심보다 한 발 늦게 핀 벚꽃을 여유롭게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신준범 월간 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