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사소한 역사] 8000년 전 등장한 농기구… 지금은 트랙터가 같은 역할 하고 있대요

입력 : 2026.03.03 03:30

쟁기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3년 전 서울 송파구의 몽촌토성 집수지에서 발굴했던 훼손된 쟁기를 원 모습으로 최근 복원했다고 해요. 이 쟁기는 백제 유적지인 몽촌토성에서 발굴됐지만, 한반도 북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한 쟁기 형태입니다. 학자들은 고구려가 몽촌토성을 점거한 시기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어요. 논밭을 가는 데 사용하는 농기구인 쟁기는 언제부터 사용했으며, 현대 농업에서 쟁기의 역할을 하는 농기구는 무엇일까요?

인류는 신석기 시대부터 정착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몇 차례 농사 경험을 통해 땅에 구멍을 내고 씨앗을 심는 것보다 부드럽게 일군 땅에 씨앗을 뿌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깨닫게 됐죠. 그래서 땅을 일구는 막대기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최초의 쟁기였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처음에는 갈라진 나뭇가지 등을 사용하다가, 이후 나무 막대를 나무 틀에 부착해 사용했습니다. 약 8000년 전쯤 등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유물은 훗날 대규모 문명이 형성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 인더스강 유역 등에서도 발견됩니다.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에서 발굴해 복원한 쟁기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에서 발굴해 복원한 쟁기입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한반도 역시 오래전부터 나무나 돌로 만든 쟁기가 제작됐고, 관련 유물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한반도 쟁기 관련 유물은 황해도 지탑리에서 나온 기원전 3000년대 '돌보습'이에요. 쟁기 끝부분에 '보습'이라고 하는 날을 달아 사용하는데요. 철제 농기구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나무를 깎거나 돌을 갈아서 보습을 만들었어요. '삼국유사'에는 신라 유리왕 때 보습을 제작했다는 기록도 나옵니다.

쟁기는 땅을 갈기 위해 주로 소가 끌었지만, 지형 등 때문에 소가 쟁기를 끌기 어려울 때는 사람이 직접 쟁기를 끌어 땅을 갈았어요. 조선 초기 문신인 강희맹의 '금양잡록'에는 마을에 소가 적어 사람 9명이 땅을 갈았다는 내용이 나오고, 조선 현종(재위 1659~1674) 때는 전염병 때문에 전국의 소가 거의 다 죽어 사람이 쟁기를 끌어야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죠.

현대 농법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것은 '트랙터'와 '플로우', '로터리'입니다. 트랙터가 소 역할을 하고, 트랙터에 연결해 사용하는 플로우나 로터리가 땅을 가는 쟁기 역할을 하는 것이죠. 밭농사에서는 흙을 잘게 자르고 뒤집어주는 플로우가, 논농사에서는 흙을 아예 갈아서 곱게 만들어주는 로터리가 더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소규모 농가에서는 트랙터 대신 경운기를 많이 사용해요. 
김현철 서울 영동고 역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