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주먹 대신 품격으로 맞서라" 차별 딛고 우승한 흑인 농구팀
입력 : 2026.02.19 03:30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
농구에서 매번 상대 팀보다 10점 정도 뒤진 채 경기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대부분 공정하지 않다며 경기를 포기할 겁니다.
1950년대 미국에는 이런 말도 안 되는 환경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코트에 선 소년들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그들의 피부색이 검기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점수가 깎인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당시 심판은 없는 반칙도 만들어내기 일쑤였습니다. 노골적으로 백인 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죠. 흑인 선수가 공을 잡으면 관중석에선 야유가 쏟아졌어요. 소년들은 불평하는 대신 '심판의 텃세로 10점은 내주고 시작한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억울해 할 시간에 압도적으로 이기면 그만이라는 자신감을 가졌던 것이죠. 오늘 소개할 책은 온갖 차별과 편견을 뚫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주(州) 대회 우승을 차지한 흑인 고등학교 '크리스퍼스 애틱스' 농구팀의 기적 같은 실화입니다.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는 농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었지만 흑인에게는 차가운 도시였습니다. 백인은 흑인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것을 싫어해 흑인 전용 고등학교인 크리스퍼스 애틱스를 세웠습니다. 체육관 시설은 열악했고 가난한 소년들은 흙바닥에서 헝겊을 뭉쳐 만든 공으로 연습해야 했죠. 게다가 이 학교는 1941년까지 주 농구 대회에 참가할 자격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백인들의 차별은 이 팀을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실력이 뛰어나도 백인 학교에 취직할 수 없었던 흑인 교사들이 이 학교로 모여들었기 때문입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레이 크로 코치였습니다.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두려던 제자의 사물함에 몰래 양말을 넣어두고, 배고픈 아이들의 밥을 챙기는 아버지 같은 스승이었지요. 그는 선수들에게 '올바름은 결국 이긴다'고 강조하며 억울한 상황에서도 주먹 대신 품격으로 맞서라고 가르쳤습니다.
크로 코치의 지도와 훗날 NBA(미 프로농구)의 전설이 되는 천재 선수 오스카 로버트슨의 활약으로 팀은 기적을 이룹니다. 1955년, 온갖 방해를 뚫고 미국 역사상 최초로 흑인 고교 팀이 주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그들은 상대를 모욕하거나 거칠게 굴복시키지 않았습니다. 대신 실력으로 증명했지요. 결국 백인들은 편견을 거두고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이 제멋대로 붙인 꼬리표를 떼어내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애틱스 소년들은 차별에 맞서 말싸움을 벌이는 대신 묵묵히 골을 넣으며 승리로 답했습니다. 최고의 복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깎아내리려 할 때 이 소년들을 떠올려보세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나를 정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