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꼭 읽어야하는 고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자유는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죠

입력 : 2026.02.12 03:30

자유론

[꼭 읽어야하는 고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자유는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죠
존 스튜어트 밀 지음김만권 옮김출판사 책세상|가격 9900원

요즘 유행하는 숏폼(짧은 영상)을 모르면 친구들 대화에 끼기 어렵죠? 남들이 다 입는 패딩을 안 입으면 뒤처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베스트 댓글'을 보면 내 생각과는 다르더라도 슬그머니 '좋아요'를 누르기도 하죠. 우리는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유행에 갇힌 채 남들 눈치를 보며 살고 있답니다.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1859년 펴낸 '자유론'은 이런 고민 끝에 나온 책입니다. 그는 왕이나 독재자가 사라진 자리에 '다수의 횡포'라는 새로운 독재자가 들어설 수 있다고 경고해요. 나와 다른 사람을 비정상 취급하면서 조용히 따돌리는 사회적 압박이야말로 법적 처벌보다 더 무서운 폭력이라고 본 거죠. 사회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 돼서 개인의 영혼을 옭아맬 수 있다는 섬뜩한 통찰입니다.

저자는 이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나를 지키는 기준으로 '해악의 원칙'을 제시해요. 해악의 원칙이란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폐를 끼치는 게 아니라면 절대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어떤 옷을 입든, 남에게 직접적인 손해를 입히지 않는다면 아무도 간섭해선 안 된다는 의미예요. 설령 그 행동이 남 보기엔 어리석거나, 대다수 생각과 달라도 말이죠.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은 오직 나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밀은 "전 인류가 같은 의견이고 단 한 사람만이 반대할지라도, 그 사람을 침묵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 한 사람의 말이 진실일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소수의 의견을 무시했다가 나중에 그것이 진실로 밝혀진다면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를 영영 잃게 될지 모릅니다.

저자는 비판과 토론을 거치지 않은 믿음은 껍데기일 뿐이라고 지적해요. 예를 들어, 수학 공식만 달달 외운 학생은 문제가 조금만 비틀리면 쉽게 풀지 못합니다. 왜 그런 답이 나오는지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우리의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파가 "네 말은 틀렸다"고 공격해 올 때, 이를 논리적으로 방어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그 지식은 내 피와 살이 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듣기 싫은 소리를 클릭 한 번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알고리즘은 내 입맛에 맞는 정보만 보여주죠. 나와 비슷한 생각만 보고 듣다 보면 '내가 옳다'는 확신에 빠지기 쉬워요. 하지만 이 책은 "반대 의견을 듣지 않겠다는 것은 자신이 절대 틀리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고 경고합니다. 진정한 자유인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진 사람입니다. 스마트폰 알고리즘의 추천을 벗어나, 나와 정반대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이진혁 출판평론가